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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종료 직후인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스포츠베팅 업체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각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소개에 눈길을 끌었다. 주목할 것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은 LA 다저스가 5-1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는 점이다. 디펜딩챔피언이 된 휴스턴은 6-1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함께 공동 2위로 순위가 매겨졌다.
다저스는 이번에 우승에 실패하면서 29년간 무관의 세월을 보낸 꼴이 됐다. 1988년 우승한 뒤 11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오르고도 단 한 번도 정상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진기록'은 다저스가 유일무이하다. 최정상급 실력을 유지하면서도 우승에 실패한 것은 결국 단기전을 치르는 능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4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고 팀연봉을 자랑하는 다저스가 비난받는 것은 이 부분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번에 도마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다. 로버츠 감독은 월드시리즈서 패한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성공한 시즌이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했다.
과연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를 전력과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까. 다저스 구단의 현 수뇌부는 어떠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력 구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 마운드의 높이는 여전히 최강 수준이지만, LA 지역 언론들까지 에이스급 투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류현진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덕아웃 뒤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을 뿐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다저스는 여전히 류현진을 내년 시즌 전력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의 깊이를 가능하게 한 존재가 류현진이었던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내년 다저스의 5인 로테이션에 류현진이 포함될 지는 알 수 없다. 내년 스프링캠프서 또다시 경쟁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월드시리즈 제패에 더욱 목마른 다저스의 지금 분위기다. 류현진은 내년이 6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