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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10년전 이현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1-05 02:55 | 최종수정 2017-11-05 02:56


2017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가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사진은 KIA 김선빈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03.

올 시즌 타격왕에 오른 KIA 타이거즈 김선빈의 겨울 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10년 전 타이거즈 선배의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7시즌. 정규리그 타격왕은 타율 3할3푼8리(453타수 153안타)를 기록한 KIA 주전 유격수 이현곤이 차지했다. 프로 6년차, 당시 27세가 된 이현곤의 전성기가 활짝 열린 듯 했다. 그러나 그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8시즌 이현곤의 타율은 2할5푼7리에 그쳤다. 그리고 이후 단 한 번도 3할은 커녕 2할대 후반도 기록하지 못했다. 타격왕에서 평균 이하의 타자로 급전직하. 마치 단 하나의 대박 히트곡을 내고 사라지는 '원히트 원더' 가수 같은 불가사의한 행보. 원인은 몸이 아파서였다. 갑상선 질환에 족저근막염, 간염 등 온갖 지병과 잔부상이 이현곤을 괴롭혔다.

물론 김선빈과 이현곤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다. 김선빈은 데뷔 2년차부터 꾸준히 2할9푼 언저리를 찍으며 타격에 관한 자질을 증명해왔다. 그러다 데뷔 10년차인 올해 잠재력을 만개한 케이스다. 반면 이현곤은 타격왕에 오르기 전 1군 무대 4시즌(2002~2004, 2006) 동안 단 한 번도 2할7푼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때문에 김선빈은 이현곤같은 '원히트 원더'형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변수가 생겼다. 김선빈이 곧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기 때문이다. 데뷔 때부터 아팠던 부위인데, 올 시즌에도 내내 김선빈을 괴롭혔다. 결국 김선빈은 7일 서울 이경태 정형외과에서 오른쪽 발목 뼛조각 제거술 및 외측 인대 봉합 수술을 받는다. 그나마 내년 시즌 전까지는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KIA 구단측은 치료와 재활에 3~4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복이 순조롭다면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참가도 가능하다.

부상을 계속 안고갈 순 없기 때문에 이번 수술 결정은 좋은 선택이다. 비 시즌 동안 수술을 통해 치료를 완료하면 더 좋은 몸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재활이다. 수술로는 부상 부위를 고치기만 할 뿐이고, 온전히 경기에 나서는 몸을 만드는 건 재활 훈련에 달려있다.

특히나 오른쪽 발목은 수비와 타격 양쪽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타격에서는 중심축으로서 굳건히 버텨줘야 하고, 수비 때는 유연해야 한다. 그래서 수술 후 재활 훈련을 통해 제대로 강화해줘야만 한다. 만약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수에서 절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자칫 10년 전 이현곤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된다. 결국 김선빈은 새로운 시험 무대에 선 셈이다. 이현곤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재활에 정성을 쏟아야만 한다. 수술 이후부터 내년 시즌 전까지의 시기가 김선빈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겨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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