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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과연 어떤 팀으로 거듭날까.
LG의 이번 마무리 훈련 주 테마는 수비다. 류 감독은 수비 파트 지도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수비 시프트 등을 연구해 정리한 책이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었고, 그 강력한 수비는 삼성 왕조의 기반이 됐다.
그런데 최고 수준의 수비 실력을 선보이던 삼성 선수들을 보다가 LG 선수들의 수비를 보고 류 감독이 만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LG 감독 부임 후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지켜봐온 류 감독은 "박해민이 수비하는 것만 봐왔는데 내 성에 차겠나"라는 농담으로 LG의 현실을 꼬집었다. 날아오는 공을 잡는 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첫 스텝을 밟는 차이부터 포구하는 자세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수비 능력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뜻이다.
LG는 올 정규시즌 막판 허약한 공격력으로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류 감독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기본부터 강조하고 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라면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선수들이 '악' 소리를 낼 정도로 수비 훈련이 이어질 수 있다. 류 감독은 "팀 수비 향상은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리빌딩의 연속성
LG는 양상문 감독이 지난 2년간 리빌딩 위주의 팀 운영을 했다. 양 전 감독이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게 LG의 생각이다. 류 감독도 부임 당시 "팀의 리빌딩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빌딩이라는 게 젊은 선수들만 주야장천 출전시킨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자질이 뛰어나도,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데 계속 시합에 나가면 팀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그래서 류 감독은 이번 마무리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대표적인 예가 김용의다. 김용의는 지난해 LG 가을야구의 주역이었고, 올시즌 톱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잊혀진 선수가 됐다. 류 감독은 치고 달리는 데 능한 김용의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의아해하며 직접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렇게 김용의는 마무리 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올시즌 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빅뱅' 이병규 역시 좌타 대타감으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류 감독이 명단에 넣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군 전역 후 팀에 합류한 윤대영, 박지규다. 윤대영은 LG의 숙원인 우타 거포로서의 자질을 시험받는다. 군 입대 전에도 1군 경기에 뛰었던 2루수 박지규 역시 손주인, 강승호 등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