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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 파울 타구에 맞은 김민식 포수가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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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카운트는 유리했다. 선발 투수의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얼마든지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 포수 김민식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부주의였을 수도 있고,경험부족의 한계였을 수도 있다. 중요한건 이로 인해 승부가 갈렸다는 점이다.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각각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와 더스틴 니퍼트를 선발로 내세운 두 팀은 필승의 각오를 내비쳤다. 당연한 일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무려 75.8%나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첫 판의 중요성은 크다. KIA와 두산 모두 승리를 간절히 바라며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결과는 두산의 5대3 승리로 돌아갔다. KIA 타선은 휴식 때문에 경기 감각을 잃었는지, 아니면 니퍼트의 구위에 눌렸는지 경기 내내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무서운 타격감을 계속 보여줬다. 압권은 2-0으로 앞선 5회초였다.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이 연속타자 홈런을 치며 순식간에 5-0을 만든 것이다.
두 타자의 엄청난 타격감은 분명 칭찬할 만 하다. 2017 한국시리즈를 아름답게 수놓은 홈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KIA 포수 김민식의 볼배합에 관한 아쉬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두 개의 홈런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볼카운트에서 같은 구종에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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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KIA와 두산의 경기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헥터가 4회초 1사 1,2루에서 양의지에게 수비 실책으로 진루를 허용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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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은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나왔다. 초구 파울, 2구째 볼, 그리고 3구째 헛스윙. 볼카운트가 1B2S로 투수에게 유리한 승부가 되고 있었다. 여기서 4구째로 헥터와 김민식 배터리가 택한 건 패스트볼이었다. 패스트볼은 헥터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게 위력을 발휘하려면 제구가 낮게 돼야 한다. 이번엔 제구가 안됐다. 시속 148㎞의 공이 한복판 높은 코스로 들어왔고 김재환은 이걸 놓치지 않으며 우월 투런 홈런으로 쳐냈다.
연속해서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김재환 뒤에 나온 5번 오재일. 초구 스트라이크, 2구 볼. 그리고 4연속 파울 커트. 오재일은 끈질긴 승부를 했다. 그러더니 7구째 공을 느닷없이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147㎞의 패스트볼이 몸쪽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왔다.
두 개의 홈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강속구 승부였다는 것이다. 분명 속구는 헥터의 최대 강점이 맞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헥터의 속구를 이미 계산해두고 있었다. 오히려 이들이 걱정하는 건 패스트볼과 뒤섞여 나올 체인지업, 그리고 큰 각도를 그리는 커브였다. KIA 포수 김민식은 이 점을 읽어내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헥터의 구위가 좋다고 해도 왜 김민식은 한 템포 돌아가지 못한 것일까. 볼 카운트 1B2S에서 맞은 두산의 거포 중심타선이다. 여유 있는 볼카운트에서 빠른 승부 대신 변화구로 한 두 차례 타자를 속여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무대에 처음 나선 김민식에게 이런 정도의 수싸움은 무리였던 듯 하다. 젊은 혈기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큰 무대 경험이 없는 김민식이 냉정함을 잃은 결과로 볼 수 있다. 1차전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김민식이 과연 2차전 이후로는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변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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