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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에서 맞붙는 이들인 만큼 서로에 대한 경계심은 놓치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시작부터 출사표로 "팬들에게 꼭 3연패를 선물하겠다"고 하자 김기태 감독은 "한 팀이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 두산의 3연패 도전을 막아보겠다. 이길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막아섰다.
김기태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코치진으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이날도 김태형 감독은 "김기태 감독과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코치로 한솥밥을 먹어 밤새 술잔을 기울여 본 적도 있다"고 친분을 과시하며 "김기태 감독은 친화력이 좋더라. 내가 못 가진 친형과 같은 리더십이 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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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전은 곧바로 이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작년 재작년 우승팀과 한국시리즈에 함께 하는게 영광이다"라면서도 두산에 비해 강점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팀의 강점은 아직 오픈하기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겨야한다는 것이고 이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산 오재일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4개를 친 것에 대해서도 "오재일 선수의 타격감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3일 쉬는 동안 식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형 감독은 KIA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로 "모두"를 꼽았다. 그는 "KIA는 원투펀치가 좋고 야수들도 타격이 좋기 때문에 누구하나를 경계한다기보다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선이 다 좋다"면서도 "우리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허를 찔렀다.
김기태 감독은 같은 질문에 "여기 참석한 오재일과 유희관을 제일 경계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눙쳤다.
벌써부터 시작된 감독들의 기싸움에, 1차전에서는 양팀 감독들이 어떤 흥미로운 경기를 펼칠지 야구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광주=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