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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정수민·중견수 김준완, NC는 이미 내년을 본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0-21 01:35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NC와 두산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NC 정수민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18.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변을 피했다.

20일 3차전을 앞두고 다시 4차전 선발 투수에 대해 물었을 때도 웃으며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오늘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상대의 전력 분석이나 분위기 등을 의식한 면도 있겠지만, 의외의 카드를 꺼내야하는 상황이라 더 조심스러운 모습이 있었다.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차전 깜짝 선발 카드로 최금강을 내세웠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제프 맨쉽을 불펜으로 전환하고 이재학을 선발로 내세우는 변화를 줬다.

그래서 4차전 선발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현장에 모인 KBO,구단, 언론 관계자들도 4차전 선발에 대한 예상을 했다. 의견은 대부분 장현식 구창모 최금강으로 모아졌다. 하지만 경기 후 발표한 선발 투수는 정수민이었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유턴해 2016년 NC에 입단한 정수민은 지난해 1군 무대에서 선발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작년 5월 1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이후 6월 7일 넥센전까지 4경기에서 3연승을 질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로는 시행착오 시간을 겪었다. 올 시즌에도 1군에서 많은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고, 선발로는 1차례 등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정수민이 보여준 가능성과 재능을 잊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NC를 이끌어야 할 투수를 꼽을때 반드시 정수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만큼 주목하고 있는 선수다.

NC, 그리고 김경문 감독의 야구 스타일은 세대 교체를 자연스럽되 과감하게 한다. 베테랑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은퇴해 주전 공백이 생기는 실수도 거의 없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수 역시 확실히 기회를 주면서 키운다. 과거 두산 베어스 시절에도 비슷했다.

정수민도 이런 맥락에서 엄청난 기회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NC는 무조건 4차전을 승리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벼랑 끝'이다. 하지만 에릭 해커까지 무너진 마당에 지금 당장 내세울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수민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 것은, 결국 4차전에서의 깜짝 분위기 전환을 노림과 동시에 큰 경기 경험을 통해 정수민이 성장하길 바라는 계산까지 함께 포함돼있다.

김경문 감독도 4차전 선발 발표 후 "정수민은 앞으로 NC의 선발 투수로 해줘야 할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재발견 한 내야수 노진혁이나 외야수 김준완도 비슷하다. 노진혁은 박석민 모창민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고, 김준완 역시 당장 김성욱과 백업 경쟁을 해야한다.

그러나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주기에 포스트시즌 경기는 지나치게 위험하고도 매력적인 무대다.

김경문 감독은 3차전에서 노진혁 타석에 찬스가 찾아왔음에도 대타를 기용하지 않은 이유로 "노진혁은 앞으로 NC 주전 선수다"라고 답했다. 단호하고 짧은 답변이지만, 메시지는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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