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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혈투에 선수들도 지친 걸까. NC 다이노스가 힘이 단단히 빠졌다. 패배는 스스로 자초한 결과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NC가 바라는 반대로 이뤄졌다. 해커가 무너지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사실상 자멸에 가까웠다. 1회부터 볼이 많았다. 1회에 1사 1,2루 위기에서 4번타자 김재환 타석때 병살타를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지만, 이미 2개의 볼넷을 내줬다. 볼넷을 내주는 과정에서 16개의 공을 던지면서 투구수도 많았다.
어렵게 1회를 마친 해커는 이닝을 거듭할 수록 더 흔들렸다. 민병헌의 만루 홈런 등 3⅔이닝 동안 무려 7실점(6자책)을 했다. 이닝 소화도 못했고, 실점도 막지 못했다. 해커가 던진 85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45개, 볼이 40개로 거의 1:1에 가까웠다. 결국 해커가 무너진 것은 볼넷에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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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순간은 또 있다. 해커의 수비 실책이다. 해커는 3회초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오재원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았다. 2루로 정상적인 송구를 했다면 아웃카운트가 하나 더 늘어나 최소 2사 1,3루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해커의 2루 송구가 완벽히 어긋났고, 주자들은 모두 세이프 됐으며, 2루에 있던 박세혁은 홈까지 들어와 두산의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후 해커는 허경민, 민병헌에게 안타와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NC에게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2회초 5실점 후 2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붙었고, 3회말에도 1점을 추가했다.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공도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점이 조금만 더 나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황당한 본헤드 플레이가 나왔다.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보우덴을 강판시킨 박민우가 노진혁의 중견수 뜬공 타구때 1루 태그업을 생략하는 본헤드플레이로 아웃되고 말았다. NC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고, 추가점도 내지 못했다.
NC는 불펜진까지 무너지며 두자릿수 실점을 하자 중반 이후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수비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자 야수들의 집중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 플레이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제 남은 기회는 한번 뿐이다. NC는 4차전에서 승리해 다시 잠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