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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이 깨졌다. NC 다이노스가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과시하며 롯데 자이언츠를 13대6으로 대파하고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가져갔다. NC는 2승1패로 앞서나가며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너무나 중요했던 양팀의 3차전, 3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여기까지는 OK. 더 큰 문제는 2회 터졌다. 3-0으로 앞선 상황 선발 제프 맨쉽이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강민호와 앤디 번즈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리고 문규현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평범한 땅볼. 그런데 박석민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주자 올세이프. 그리고 신본기의 적시타가 터졌다. 흔들린 맨쉽이 밀어내기 사구까지 허용했다. 박석민이 땅볼 하나만 잘 처리했다면 NC도, 맨쉽도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분위기였는데 그 실책이 너무 컸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라지만, 김경문 감독이 참고 지나칠 수 없었다. 경기 초반인데 과감히 박석민을 빼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대신 나간 노진혁이 3회 결정적 투런포를 때리고, 신이 났다. 안타 2개를 더 치더니 8회말 승리에 쐐기를 박는 쐐기 축포까지 터뜨렸다. 노진혁 아니었으면 NC의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을만큼 '핵폭탄급' 활약을 펼쳐줬다.
중심타선 영양가의 차이
13대6 스코어. 타격에서 NC가 화끈하게 앞섰다는 걸 의미한다. 1, 2차전 그렇게 안 터지던 양팀의 방망이였는데 NC쪽에서 먼저 대폭발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중심타선 싸움에서 NC가 이겼다. 경기 전 롯데 조원우 감독이 "중심타선이 터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게 비극의 복선이 될 줄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NC는 이날 3-4-5-6번 타순에서 모두 홈런이 터졌다. 5번 모창민이야 계속 좋은 감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의 홈런이 터진 건 NC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두 사람이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NC는 남은 가을야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롯데 타선도 나쁘지 않았다. 팀 안타수는 롯데 12개-NC 13개로 대등했고, 3-4번 타자 안타수로는 NC보다 훨씬 많았다. 4번 이대호가 4안타, 3번 손아섭이 홈런 포함 2안타를 쳤다. 나성범과 스크럭스는 달랑 홈런 1개씩 뿐이었다.
그러나 영양가가 달랐다. 스크럭스의 선제 투런포, 나성범의 결승포와 같은 도망가는 홈런은 순도 100%였다. 4-12 상황서 나온 손아섭의 투런홈런은 이미 때가 늦은 시점 나왔다. 이대호는 4안타를 쳤지만 타점이 1개도 없었다. 5번 박헌도와 6번 강민호는 볼넷을 2개씩 얻어내는 선구안을 과시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역시 큰 경기는 중심타자들의 장타로 경기 흐름이 확 바뀔 수 있다는 걸 NC가 보여줬다.
NC,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
NC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남은 2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된다. 연속으로 2경기를 이겨야 하는 상대보다 심적으로 훨씬 편안하다. 또, 3차전 활발한 타격으로 거둔 대승이기에 좋은 흐름을 탄 것도 호재다.
확률은 NC의 플레이오프행을 확신한다.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된 후 10번의 시리즈가 열렸다. 그 중 4차례 1, 2차전 1승1패를 기록한 시리즈가 있었다. 그 중 3차전 승리팀이 4번 모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2005년 한화 이글스가 SK 와이번스에 3승2패로 승리했다. 2009년 두산 베어스는 롯데 자이언츠를 3승1패로 꺾었다. 2011년 SK 와이번스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똑같이 3승1패를 거뒀다. 그리고 지난해 LG 트윈스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매치업에서 3승1패로 앞섰다.
1승1패 상황 3차전은 마치 결승전 같다. 1차전에서 지면 '그래도 남은 4경기가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1 상황 3차전에서 패하면 '1경기만 지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변해 밀리는 팀을 정신적으로 압박한다. 그 결과, 4차전 3차전 승리팀이 여세를 몰아 경기를 압도한 사례가 이어졌다.
물론, 4번의 표본 100% 확률이기에 절대적으로 이를 신뢰할 수 없다. 롯데가 4차전을 잡는다면 분위기는 또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