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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졌지만 승리만큼 값진 재발견이었다. NC 다이노스 장현식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서 씩씩한 투구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그래도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선발 투수 장현식의 호투다. 장현식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4탈삼진 5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다. 롯데 타자들도 감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다. 1차전에서도 손아섭, 앤디 번즈 등 중심 타자들의 타격감이 괜찮았고 하위 타선에서 되려 점수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장현식이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전 "장현식이 승패를 결정짓는 5이닝 정도 던져줬으면 좋겠다. 투구 내용에 따라 다음(불펜)을 준비하겠다"고 예고했었다. NC는 다음날이 휴식일이고, 현재 불펜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 전원 대기했다. 초반에 흔들리면 곧장 불펜진 총출동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현식이 7이닝을 끌어주면서 훨씬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후로도 마운드를 지킨 장현식은 이닝을 거듭할 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5회까지 투구수 87개를 기록한 그는 7회까지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총 110개의 공을 던졌다. 비록 팀이 져서 주목을 받지는 못하게 됐지만, 분명 MVP급 투구를 했다.
지난해까지 장현식은 '150㎞를 던지는 유망주', '5선발 후보'로 분류되는 미완의 대기였다. 2017년은 그가 주전 투수로 자리매김 한 시즌이다.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며 선발 경험을 쌓았고, 외국인 '원투펀치'와 더불어 가을 야구 선발 특명까지 떠안았다. 김경문 감독은 "장현식이 열심히 노력하면서 잘성장하고있지만,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그러나 그가 큰 경기에서 보여준 값진 호투는 베테랑 감독을 미소짓게 하는 성과물이었다.
부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