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홍성흔 To. 이승엽 '힘든 싸움 마친 친구에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02 08:39



이승엽과 홍성흔. 76년생 두 친구. 한 명은 좌타석에서, 또 다른 한 명은 우타석에서. 그렇게 두 사람은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극적으로 동메달을 따내는 데 힘을 모은 게 엊그제 같은데, 지난해 나란히 개인 2000안타 대기록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2년 이승엽이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게 너무 기뻐, 경기 도중 1루에서 홍성흔이 이승엽의 엉덩이를 만지다 주루사를 당해 팬들의 비난을 받은 것도 추억이다. 홍성흔은 지난해 먼저 은퇴를 했다. 그리고 '맨땅에 헤딩' 한다는 심정으로 미국에 건너가 코치 수업을 받더니,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정식 코치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승엽은 이제 3일 넥센 히어로즈전이 자신의 현역 마지막 경기다. 나머지 9개 구단이 그를 위한 은퇴 투어를 사상 최초로 열어주는 등, 명예롭게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중이다.

이승엽의 은퇴 소식에 홍성흔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한국 야구 역사의 영웅이 될 나의 친구 승엽아!

멀리서도 너의 소식을 전해듣고, 또 늘 관심있게 너의 야구를 보고 배우고, 항상 응원하고 있는 성흔이야.

너보다 1년 먼저 은퇴한 나이기에 지금 순간이 얼마나 더 외롭고, 또 쓰러지고 싶을 때마다 더 벌떡 일어났을 지 나는 알 것 같아. 네가 아니라고 웃으면서 손사래 칠 지라도 나는 안다. 이 힘든 본인과의 싸움을 어떻게 이겨냈을지...

정말 고생했다. 가슴 가득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직접 고생 많았다고 너에게 얘기 못해주는 게 너무 아쉬워 이렇게 편지로라도 전한다.


99년,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이었고 승엽이는 이미 최고의 선수가 돼있었지. 그 때 승엽이가 MVP 수상하고 내가 신인상 받았을 때의 사진을 찾아 한참을 넋을 놓고 봤어. 너도, 나도 참 어리더라. ∧∧ 지금은 나이가 들었지만, 이렇게 훌륭하고 멋진 야구선수 이승엽으로 마무리 하는 너에게 경의를 표하고, 두 손 모아 박수를 보낸다.

내가 한국에 가면, 이제 우리 겨울에 편하게 소주 한 잔 하자꾸나.

나는 바란다. 대한민국 야구에 너의 제2의 인생도 깊이 뿌리 내리기를... 이승엽 선수! 참으로 고생 많았고 축하합니다. 이제 우리가 야구인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대한민국 야구가 전 세계에 1등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이끌어보자.

2017년 10월2일, 미국에서 이승엽의 친구 홍성흔.

정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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