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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베테랑 투수 박정배(35)가 불펜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불펜진 핵심이 됐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시즌 초반에 스스로 기대를 별로 안 했다. 경기에 나가면 한 타자나 한 이닝만 잘 막자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런데 갈수록 좋아지면서 집중도 잘 되고, 구종 선택도 잘 됐다. 후반기에는 조금 부담도 됐다. 편하게 하면 되는데, 너무 점수를 안 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도 동생들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부담은 있다. 8월이나 9월 성적을 보면 이전과 다르더라. 생각이 많아지면서 흔들렸다. 다시 마음을 잡고 해야 한다. 이것도 과정의 일부라 생각한다.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체력적으로 아프고, 힘든 부분도 없다. 앞으로 더 잘 하면 된다.
-3일 연투가 없다. 그 부분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렇다. 주위에서 힘들지 않냐고 얘기를 하는데, 관리를 잘 해주시니 힘들다고 할 수가 없다. 또 연투가 줄어들면서, 다른 선수들과 책임을 나눠가지고 있다. 1~2명의 선수만 계속 등판하면, 안 나가는 선수들은 '나는 뭐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계속 나가는 선수들은 부담이 된다. 그런 게 없다. 불펜진은 점차 나아질 것이다. 사실 리그 전체를 보면, 불펜진이 다 안 좋았다. 우리만 유독 집중을 받은 것 같다(웃음).
-그래도 불펜에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많은 것 같다.
(문)광은이, (정)영일이, (백)인식이는 이제 해줘야 할 때다.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 좋다. 결국은 마인드다. 조바심만 내지 않는다면, 엄청 좋아질 것이다. 좋은 투수들이 많다.
-조언도 많이 해주나.
나서서 얘기하진 않는다. 한 번 얘기한 적은 있다. 7~9회를 돌아가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게 맞는 것 같다.
-크게 아픈 곳이 없는 시즌이다. 비법이 있나.
안 아픈 건 처음인 것 같다. 비법이 있다기 보다는 너무 안 움직이면 몸이 굳는 느낌이 든다. 몸이 무거우면 뛰어서 땀을 내고 가동성 운동을 한다. 계속 움직이는 편인데, 그러면서 몸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해준다.
-SK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꾸준했었나. 사실 아프기도 했고, 풀 시즌을 뛴 건 작년이 처음이었다. 좋아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계속 배우는 게 있다. 또 내가 빨간색을 좋아하는 편이다. 잘 맞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트시즌에 가서 다행이다가 아니라, 더 위로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 지나온 경기를 보면 아쉽지만, 일단 가서 부딪혀야 한다.
광주=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