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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최근 5시간에 육박하는 경기를 3차례나 했다.
지난 16일에도 비슷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연장 10회 난타전을 펼친 NC는 15대14로 승리를 거뒀고, 이 경기 역시 5시간 1분이 소요됐다.
약한 NC 마운드의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NC는 최근 에릭 해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매 경기 '불펜 버티기'를 하고 있다. 선발이 이겨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선발로 나선 이재학이 4이닝 6실점(5자책), 13일 선발 장현식은 2⅔이닝 9실점, 14일 최금강 4⅓이닝 5실점에 이어 지난 15일 제프 맨쉽까지 4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또 16일 선발 구창모도 4이닝 6실점(2자책)으로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물러났다. 유리한 홈 연전을 치르면서도 매 경기 선발이 무너지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내 선발 투수들이 헤매는 와중, 맨쉽까지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고 물러나면서 불펜 부담감이 배로 늘어났다.
NC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21분(정규 이닝 기준)으로 1위 삼성(3시간 23분)-두산(3시간 22분)에 이어 롯데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크게 뒤처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경기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은 걱정해야 할 부분이다.
늘어지는 경기 시간은 결국 선수들 스스로에게 독으로 작용한다. NC 김경문 감독도 늘 '스피드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두산과의 5시간 혈투가 끝난 후 "경기 끝나고 집에 들어갔더니 밤 12시"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투수들이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면 인터벌이 길어지고, 경기 시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가 길면 선수들에게 손해다. 다음날에도 또 경기를 해야하는데 몸이 무겁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바람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NC는 17일 넥센전이 끝난 후 이제 징검다리 휴식에 들어간다. 잔여 경기가 7경기 뿐이라 1승, 1패가 무척 무겁게 다가온다. NC는 과연 몇 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까. 무너진 마운드가 걱정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