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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 안터진 LG, 두산은 김재환 한방에 웃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9-10 17:57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만루서 두산 김재환이 3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9.10.

딱 한방이었다.

잠실 라이벌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 베어스는 귀중한 승리로 선두 KIA 타이거즈를 3.5경기 차이로 따라가는 동시에 3위 NC 다이노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4연승을 달리며 5위 경쟁에 불을 지폈던 LG는 이날 패배로 상승 흐름이 끊기게 됐다. 인천에서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를 꺾어 6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공격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8회초 두산이 쐐기점을 내기 전까지 무수한 찬스를 만들고도 결정적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

이날 승부처는 3회. LG가 1회초 함덕주가 볼넷을 4개나 내주는 제구 난조로 선취득점을 한 가운데, 두산이 3-1로 경기를 뒤집는 장면이었다. 복잡할 것 없었다. 4번타자 김재환이 한 방에 끝냈다. 두산은 무사 1루 찬스서 정진호의 희생번트 실패로 분위기가 다운될 뻔 했으나 류지혁의 안타, 민병헌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이날의 히어로 김재환이 LG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우중간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다른 타석에서는 안타가 없었지만, 천금의 한 방이었다. 4번타자의 역할이 뭔지 확실히 보여줬다.

반면, LG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경기를 했다. 위에서 언급했 듯이 두산 선발 함덕주가 1회 매우 흔들렸다. 볼넷 4개를 헌납하며 밀어내기 점수를 줬다. 여기서 흔들리는 함덕주를 확실히 누르지 못한 게 첫 번째 아쉬웠던 장면. 적시타 1개만 더 이어졌어도 초반에 경기 흐름을 확 가져올 수 있었다.

두 번째는 4회말. 채은성-유강남-문선재의 안타로 1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양상문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았던 히든카드 박용택을 손주인 대신 투입한 것이다. 1-3 상황서 최소 동점을 만들어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박용택이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겼다. LG는 유강남의 주루 플레이 미스로 2사 만루 찬스도 허망하게 날렸다.

LG는 3회부터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한 가운데도 1점을 못따라갔다. 7회말 선두 강승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정성훈-김재율-양석환 중심 타선이 침묵했다. 그러자 주춤하던 두산이 8회초 양의지의 희생플라이와 박세혁의 적시타로 2점의 쐐기점을 만들었다.

LG는 8회말 1사 만루의 마지막 추격 찬스를 잡았지만 문선재의 잘맞은 직선 타구가 두산 3루수 허경민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땅을 쳐야했다. 9회에는 무사 2, 3루 찬스에서 최재원의 얕은 좌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정성훈이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시즌 중반부터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져 고생을 하다 최근 연승으로 어렵게 분위기를 살린 LG였는데, 이날은 여러차례 찬스를 놓치며 4연승에서 만족해야 했다.


이날 안타수는 LG가 12개로 8개의 두산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찬스에서의 집중력, 그리고 거기서 나온 안타의 영양가가 달랐다. 김재환의 결정적 싹쓸이 2루타 한 방이 5대1 승리로 연결되며 두산을 웃게 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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