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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주일 전만 해도 LG 트윈스는 가을야구와 영영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 9일 경기가 끝난 뒤 순위표를 보면 7등을 하던 LG가 다시 5위가 됐다.
일각에서는 비로 취소되 경기가 많아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LG가 순위 싸움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했다. LG는 시즌 종료까지 거의 쉬지 못하고 매일 경기를 해야한다. 다른 팀들은 푹 쉬면서, 팀의 원투펀치를 계속 내세울 수 있는데 LG는 정상적으로 선발을 돌리며 쉬지 못하고 뛴다. 다른 팀들의 에이스를 계속 만날 확률이 있고, LG는 4~5 선발이 나간다고 하면 불리한 게 맞다.
그러나 이게 무조건적으로 LG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경기 감각 문제를 빼놓고 얘기해서다. 투수들은 쉬었다 나오면 좋지만, 매일 경기를 하던 야수들은 경기 스케줄이 들쭉날쭉하면 타격감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들이 못치면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다. 이런 경기 일정에서는 타자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남은 경기 상대들도 무시할 수 없다
LG는 남은 대진상 까다로운 팀들과의 경기가 많지 않다. 10, 11일 두산 베어스와 2연전을 치르면 16경기를 모두 채운다. 순위 경쟁 상대인 넥센, SK와도 시즌 경기를 모두 마쳤다. 순위상 하위권인 한화 이글스와 3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4경기, kt 위즈와 4경기를 더 해야한다. 이 세 팀이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잘해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를 비교해본다면 훨씬 수월하다. 아직 상위팀들도 순위 경쟁이 끝나지 않아 다른 팀들을 봐줄 입장이 아니기에, 이 부분은 순위 경쟁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LG는 삼성에 8승4패, kt에 10승2패로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6승7패로 약한 한화와 6승1무6패 호각세인 롯데 자이언츠전을 조심하면 된다.
반대로 넥센은 3승9패로 절대 열세인 NC 다이노스와 4번 더 만나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 막내 kt와 3경기가 남아있는데, 지난주 2연전 연패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아 부담스럽다. SK도 두산 3경기, 선두 KIA 타이거즈 4경기, 상승세 롯데 자이언츠 3경기 일정을 남겨놓고 있다. KIA에는 4승8패로 많이 밀리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