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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6)이 첫 10승을 따냈다. 그 의미는 생갭다 컸다.
그래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틀림 없다. 박종훈은 그 공을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나는 그저 나가서 꾸준히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10승을 하게 해줬다. 계속 도움을 줬다. 10승을 한 경기에서도 형들이 다 '무조건 한다'는 말을 많이 해줬고, 응원을 해줬다. 주변 도움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당연히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10승을 하고 그런 점이 더 와 닿았다. 가족 다음 바로 팀이 생각났다. 시즌 초에는 타선 도움으로 편하게 던지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박종훈은 "야구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위치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달라진 점은 분명히 드러난다. 박종훈은 "체인지업을 배운 게 가장 컸다. 나는 직구, 커브밖에 없었고, 이전에는 구종 추가에 대한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타자들이 커브만 생각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게 불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헷갈려 한다. 선발 투수로 적어도 4개 이상의 구종은 던질 수 있어야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각의 변화도 있었다. 박종훈은 "사실 시즌 중반에 이전에는 왜 이렇게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는 '무조건 삼진을 잡아야겠다. 점수를 안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땅볼 안타가 나오면, '운이 좋구나'라고 생각하고, 볼넷을 내줘도 '안타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발로 더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욕심도 있다. 박종훈은 올 시즌 7이닝 이상 소화가 두 번뿐. 하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그는 "투수라면 당연히 이닝과 퀄리티스타트 욕심이 많다. 그래도 감독님, 코치님들이 관리하고, 배려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한 투수라 생각하고 있다. 90개를 던지고 내려가도 인정을 한다. 그렇기에 항상 '90개를 던지면서 7이닝을 던지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분명 체력 문제는 아니다. 박종훈은 "공을 던지면서 힘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10승 그 이상을 응시하고 있는 박종훈이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