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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불가능" 박종훈이 말하는 첫 10승 달성의 의미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03:46 | 최종수정 2017-08-30 03:47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박종훈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22/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6)이 첫 10승을 따냈다. 그 의미는 생갭다 컸다.

박종훈은 2010년 프로에 데뷔했다. 군 복무를 마친 2015년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았다. 2015년 6승(8패), 2016년 8승(13패)을 기록했다.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확실한 1군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24경기에 등판해 10승7패 평균자책점 4.24(127⅓이닝 60자책점)을 마크하고 있다. 데뷔 8년차에 처음 10승과 입맞춤했고, 세부 성적도 더 좋아졌다. SK가 시즌 초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박종훈을 비롯한 국내 투수들의 호투 덕분이었다.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박종훈은 10승 소감에 대해 "주위에서 얘기는 듣지만, 크게 실감은 안 난다. 달성하고 나서 느낀점은 많다"라고 했다. 10승은 야구를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려왔던 꿈이다. 박종훈은 "'이게 10승이구나'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당연히 매년 생각하고, 고등학교, 신인 때부터 꿈꾸던 순간이긴 하다. 처음에도 '10승을 하겠다. (김)광현이형처럼 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난 아직 멀었다. 일단 규정 이닝을 채워야 한다"고 답했다.

그래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틀림 없다. 박종훈은 그 공을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나는 그저 나가서 꾸준히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10승을 하게 해줬다. 계속 도움을 줬다. 10승을 한 경기에서도 형들이 다 '무조건 한다'는 말을 많이 해줬고, 응원을 해줬다. 주변 도움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당연히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10승을 하고 그런 점이 더 와 닿았다. 가족 다음 바로 팀이 생각났다. 시즌 초에는 타선 도움으로 편하게 던지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박종훈은 "야구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위치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달라진 점은 분명히 드러난다. 박종훈은 "체인지업을 배운 게 가장 컸다. 나는 직구, 커브밖에 없었고, 이전에는 구종 추가에 대한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타자들이 커브만 생각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게 불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헷갈려 한다. 선발 투수로 적어도 4개 이상의 구종은 던질 수 있어야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각의 변화도 있었다. 박종훈은 "사실 시즌 중반에 이전에는 왜 이렇게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는 '무조건 삼진을 잡아야겠다. 점수를 안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땅볼 안타가 나오면, '운이 좋구나'라고 생각하고, 볼넷을 내줘도 '안타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첫 10승 달성으로 걱정도 있다. 박종훈은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더 몸 관리를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항상 작년보다 훨씬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겨울에도 쉬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도 자비를 들여 먼저 출발했다. 그러다 보니 아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선발로 더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욕심도 있다. 박종훈은 올 시즌 7이닝 이상 소화가 두 번뿐. 하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그는 "투수라면 당연히 이닝과 퀄리티스타트 욕심이 많다. 그래도 감독님, 코치님들이 관리하고, 배려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한 투수라 생각하고 있다. 90개를 던지고 내려가도 인정을 한다. 그렇기에 항상 '90개를 던지면서 7이닝을 던지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분명 체력 문제는 아니다. 박종훈은 "공을 던지면서 힘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10승 그 이상을 응시하고 있는 박종훈이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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