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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롯데가 미쳤다. 부산이 응답한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8-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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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롯데 와이래 잘합니꺼?"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새삼스러운 부산 지역의 야구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 성적 덕분이다. 롯데가 중하위권에서 4위로 치고 올라서면서, 연고지인 부산이 들썩인다. 사직구장은 2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만6000석의 티켓이 모두 팔리며 시즌 3호 매진을 기록했다. 날씨가 좋고 '황금연휴'였던 지난 5월 5~6일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빅매치'가 이틀 연속 매진됐던 이후로 112일만이었다. 롯데는 이날 넥센을 6대1로 완벽하게 꺾으면서 홈 10연승으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롯데가 홈 10연승을 기록한 것은 2006년 6월 3~29일 이후 11년만이다.

이튿날인 27일에는 2만1000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만원 관중은 아니어도 금, 토요일에 비해 관중이 많이 줄어드는 일요일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 부산이 '구도(球都)'라 불릴만큼 열정적인 팬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 시즌동안 주춤한 팀 성적에 관중이 하락세였다. 2012시즌 홈 관중 136만명을 돌파했던 롯데는 2013년 77만명으로 뚝 떨어졌고, 이후 3시즌 연속 80만명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사직노래방'으로 불릴만큼의 많은 관중이 들어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롯데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팬들의 열기도 식을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까지는 쉽지 않아보였다. 개막 초반 돌아온 4번타자 이대호 복귀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듯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기에 반전이 일어났다. 승수를 꾸준히 쌓아가면서 성적이 급등했다. 7~8위로 처져있던 롯데가 중위권 경쟁팀이었던 LG 트윈스와 넥센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26일 넥센전까지는 6연승을 쾌속 질주하는 등 포스트시즌 전망을 밝혔다. 8월 들어 24경기에서 17승7패로 두산 베어스(18승1무5패)에 이어 팀 승률 2위다. 이제 5~6위보다 3위 NC 다이노스가 더 가까운 상황이다.

확실히 뒷심이 생겼다. 27일 넥센전에서도 비록 롯데가 8대9로 1점 차 패배를 했으나 과정은 뜨거웠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5⅔이닝 13안타(3홈런) 9실점(8자책)으로 부진하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6회초까지 2-9로 7점 차 뒤져 있었다. 하지만 차근차근 쫓아가는 점수가 나왔다. 6회말 박헌도의 투런 홈런에 이어 7회말 손아섭과 최준석의 백투백 홈런으로 순식간에 4점을 쓸어담았다. 무사 1,2루 찬스를 맞이한 손아섭은 스리런포를 때려내 최근 4경기 연속 홈런, 생애 첫 20홈런-20도루에 성공했고, 최준석도 솔로포를 터뜨리며 1점 차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9회말 아쉬운 삼진 판정 등이 섞이면서 경기는 패배로 끝이 났지만, 홈 팬들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기에 뒷심을 잃었던 롯데의 모습이 아니다.

손아섭의 '크레이지 모드'에 최준석이 살아나 중심 타선이 탄탄해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운드다. 선발과 마무리가 안정되면서 계산이 선다. 조쉬 린드블럼이 아직 예전같은 위력적인 모습은 아닐지라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이닝을 늘려가면서 자리를 잡고있고, 브룩스 레일리는 6월부터 쾌속 질주 중이다. '국내 에이스'로 거듭난 박세웅 외에도 송승준과 김원중이 제 몫을 해주니 훨씬 안정이 생겼다. 또 전성기급 구위를 회복한 마무리 손승락의 존재감도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조원우 감독은 "요즘만 같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가을야구 진출 확정. 롯데가 지금의 성적을 유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지난 4년동안 '남의 잔치'였던 무대를 밟게 된다. 부산팬들의 응답도 더욱 커질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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