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외국인 타자 없이 어떤 행보를 걷게 될까.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악재만 쏟아지고 있다. LG는 29일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새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 임의탈퇴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로니는 국내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며 기대를 저버렸고, 양상문 감독은 시즌 막판에라도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지난 26일 그를 2군으로 내렸다.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로니는 2군행에 불만을 품고 27일 이천이 아닌 미국으로 돌아가버렸다. 이미 빈정이 상한 로니는, 구단의 설득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27일 밤 비행기로 떠나버렸다.
로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1500개 가까운 안타를 때려낸 베테랑 타자로, 한국에서도 해결사 능력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전 공백 탓인지, 원래 실력 문제인지 현저하게 떨어지는 배트 스피드로 한국 투수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양 감독은 끝까지 기회를 주려 했지만, 도저히 상대가 안된다는 판단에 2군에서 10일 동안 적응 훈련을 해 배트 스피드를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이는 양 감독 독단 결정이 아닌 코칭스태프 회의와 프런트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결정된 일이었다.
하지만 로니가 이런 돌출 행동을 할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안그래도 시즌 처음 7위로 떨어져 뒤숭숭한 마당에,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까지 이런 사고를 치니 LG는 한숨만 나오고 있다.
LG는 시즌 30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치열한 가을야구 싸움중이다. 일단 표면적으로만 보면 매우 불리한 요소다. 중심타자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타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타선이 약해 고생하고 있는 LG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에 최근 오지환, 양석환 등도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가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무조건 나쁘게만 볼 필요도 없다. 오히려 국내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LG는 기존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신해 1루수 요원 로니를 데려왔다. 이로 인해 포지션 정리가 불가피했다. 베테랑 정성훈의 설 자리가 없어졌었고, 양석환이 3루로 이동하며 수비로 인한 체력 부담에 타격까지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로니는 합류 후 23경기 타율 2할7푼8리 3홈런 12타점으로 이렇다 할 활약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결정적 적시타, 끝내기 안타도 때려내고 했지만 빗맞은 안타 아니면 운이 따르는 타구들이 많았다. 어차피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지금 시점에서라도 그를 임의탈퇴 시키고 팀을 정비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역대 최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로 LG팬들을 설레게 했던 로니. 역대 최고의 반전 시나리오로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프로라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했어야 한다. 이런 인성의 선수가 덕아웃에 남아있는 것 보다, 없는 게 차라리 LG 덕아웃에는 나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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