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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 야구장으로 관중이 몰리고 있다. 8월 말, 9월은 관중급감 시기다. 팀별로 가을야구 윤곽이 대략 드러난다. 순위다툼 화제는 가을야구 막차 티켓과 일부 상위권 순위 정하기에 초점이 맞춰질 때가 많다.
두산-롯데가 만든 혼전 구도
관중 동원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단연 응원하는 팀 성적이다. 올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 리그를 주도한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7월 초까지 전년 대비 36%가 늘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8년 만에 선두를 질주하면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관중 폭발로 몸살을 앓았다.
롯데는 후반기 23승1무11패(승률 0.676)를 기록중이다. 잔잔하던 중위권 구도를 통째로 흔들었다. 두달 넘게 7위에 처져 있던 롯데는 단번에 4위로 점프하며 새로운 강자가 됐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단단하다. 여기에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박진형 배장호 조정훈이 필승조로 활약중이다. 타선은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손아섭, 살아난 이대호, 전준우-최준석이 모두 좋다. 하위타선의 집중력도 놀라울 정도다.
부산 사직구장은 지난 26일 112일 만에 시즌 세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7위에 정체돼 뿔뿔이 흩어졌던 부산팬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8월 1일까지 사직구장 관중은 지난해 대비 -7%였는데, 8월 한달간 마이너스를 모두 상쇄하고 4% 증가로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KBO 관계자는 "원래 8월 말은 전통적으로 날씨 영향 뿐만 아니라 순위 다툼이 제한적이어서 입장관중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 시즌은 예년과 다른 양상이다. 관중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선두 다툼 뿐만 아니라 격차가 상당했던 3위 NC와 4위 롯데도 4게임 차로 바싹 좁혀졌다.
5위 넥센 히어로즈와 4위 롯데는 2.5게임차다. 양팀은 2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진출 결정전)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5위 자리는 더욱 치열하다. 5위 넥센부터 6위 SK 와이번스, 7위 LG 트윈스는 1게임 차 대혼전이다.
2연전 체제로 숨쉴틈없이 돌아가는 맞대결은 3연전 체제보다 호흡이 빠르다. 8월을 넘어 9월 잔여경기 일정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팬들의 높은 관심이 지속될 경우 지난해 역대 최다관중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듯 했던 KIA의 긴장감 고조 역시 광주구장 관중동원만 놓고보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입이 바짝 바짝 마르지만, 손에 땀을 쥐는 승부에 팬심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