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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균. 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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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투수 황덕균(34)이 올 시즌도 1군 무대에서 희망을 던지고 있다.
황덕균은 2002년 두산 베어스(2차 4라운드)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지명 순번에 비해 생갭다 성장하지 못했고, 2004년 방출의 쓴맛을 봤다. 이후 사회인 야구, 일본 독립리그를 전전한 사연 있는 투수다. NC 다이노스, kt 위즈를 거쳐 지난 시즌 넥센으로 팀을 옮겼다. 지난 시즌에는 데뷔 14년 만에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시즌 막판 힘을 보태더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까지 합류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지만, 그의 프로야구 선수 인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도 시즌 막바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즌 초 고전했던 황덕균은 지난 10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아직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그리고 복귀 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6이닝 2자책점)를 기록했다. 최근 실점하는 경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친 불펜진에 활력이 됐다.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황덕균은 "2군에서 연습을 열심히 했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도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좋았다"면서 "나이트 코치님이 위기 상황에서 많은 훈련을 시켜줬다. 2군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다 보니, 큰 도움이 됐다. 확실히 점수 차가 클 때보다는, 접전 상황에서 집중이 더 잘 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덕균에게는 매 경기가 소중하다. 1군에서 통산 20경기에 등판했는데, 넥센 이적 후 16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의 끊을 놓지 않았고, 그 노력으로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매 경기가 나에게는 한국시리즈다. 최근에 중요한 상황에서 잘 던지면서,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칭찬도 해주셨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는 1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기회가 많이 없다.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간절함으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주어진 임무를 열심히 할 뿐이다. 내 역할은 계속 끌어주는 것이다. 팀의 순위 싸움과 1경기, 1경기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덕균의 간절함은 마운드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에서 몸을 던지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연장 10회초 2사 후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은 뒤 주먹을 꽉 쥐고 세리머니를 했다. 황덕균은 "정말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 나는 한 기억이 없다. 주변에서 놀리기도 했지만, 절실함이 보인다는 얘기도 듣는다. 어쨌든 팀이 올라가야 하니, 열심히 한다는 생각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황덕균이 1군에서 잘 던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많은 후배들이 보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시즌 황덕균의 14년 만의 첫 승을 본 몇몇 후배들이 마음을 다잡았다는 후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황덕균은 "2군에도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 동생들이 많다. 이들을 보면 마음가짐을 다지게 된다. 선배로서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실제로 야구를 그만두려는 후배들의 전화를 받기도 하는데,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 너무 고맙고 도와주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황덕균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모두 고생을 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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