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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당시 경기를 할 때, 관중석에서 못하니까 빠지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려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사실 금메달을 딴 것 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다. 또, 넥센 (이)택근이가 당시에는 백업이었다. 선수들이 감기에 걸리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니, 우리가 자고 있으면 와서 에어컨도 꺼줬다. 궂은 일을 많이 했다. 그렇게 선, 후배가 한 팀으로 융화가 잘 되니, 성적도 잘 나온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차지한 비중도 클 것 같다.
-당시 눈물도 보였다.
야유를 받았던 것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고 보면 된다(웃음). 올림픽 참가 여부도 많이 고민을 했었다. 어렵게 참가를 하게 됐고, 국가를 대표해서 나갔는데, 원했던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 민폐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굉장히 힘들었으나, 마지막 타석 홈런은 야구 인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만든 홈런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일본에서도 돔구장을 써서 인연이 많다.
돔을 좋아한다. 원래는 조명이 어두워서 안 좋아했고, 성적도 사실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적이 되니 편해지더라. 피로감이 덜 한 것 같다. 해나 바깥 공기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돔은 좋다. 또 이런 새 구장은 예전에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이런 좋은 구장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건, 한국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경기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제 29경기,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많이 아쉽다. 끝나면 더 이상 야구를 할 수가 없다. 은퇴를 하면, 아침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쉽고, 짠하다. 잊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넥센은 어떤 팀이었는가.
젊고 타격이 좋은 팀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전력에 비해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다. 배워야 할 점이 많고, 공부가 되는 팀이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