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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확정은 없다. 집단 마무리 체제로 뒤를 틀어막는다. KIA 타이거즈는 뒷문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기태 감독은 "당분간 보직 확정보다는 상황에 따른 기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브 상황이라고 해서 무조건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타자나 경기 흐름에 따른 투입을 하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임창용 김윤동 심동섭 김세현을 '필승조'로 묶어두고 적절하게 기용할 구상을 세웠다. 그동안 고정 마무리가 안정감을 주지 못했던 탓이다. 특히 김윤동은 올 시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투수지만, 아직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지난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이해창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시즌 종반부로 달려가는 만큼, KIA는 경기 후반 역전패가 주는 충격 여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했다.
물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100% 장담할 수 없다. KIA가 15~16일 3위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긴 것은 큰 수확이었지만, 불펜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15일에는 9회초 3점 차 상황에서 올라온 김세현이 1이닝 동안 1실점하며 아슬아슬한 세이브를 올렸고, 이튿날에도 끝까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KIA가 2점 앞선 8회초 NC의 좌타 라인 박민우-나성범을 잡기 위해 좌투수 심동섭을 투입했으나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2루타와 3루 도루,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KIA는 곧바로 김윤동을 투입해 8회는 마쳤지만, 9회초에도 긴장은 계속됐다. 임창용이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준 후 다음 타자 손시헌을 상대하는 중에 폭투까지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었다. 결국 KIA는 9회 2사 후 투수를 임기준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띄워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컸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