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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놓은 당상' 유력한 신인왕 이정후를 만든 3가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8-17 00:42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따 놓은 당상'

올시즌 KBO리그에 이 말을 쓸만한 '감투'가 몇개 있다. 그중 가장 유력하다고 꼽히는 것이 바로 신인왕이다. 지난 10일 23년만에 고졸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는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은 물론 전경기 출전 기록까지 세울 태세다. 이정후는 이미 따라올 자가 없을만큼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그를 이렇게 걸출한 신인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실력

전반기 3할2푼7리였던 이정후의 타율은 후반기에 들어 3할6푼5리로 오히려 올랐다. 경험이 쌓일수록 실력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16일 현재 이정후는 140안타를 기록중이다.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전에서는 4회 파울타구에 오른쪽 발등을 맞아 이택근으로 교체됐지만 그에 앞서 2안타를 쳐냈다.

1994년 김재현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안타(134개)를 넘어 이제 서용빈(이상 당시 LG 트윈스)이 세운 역대 신인 최다안타(157개)를 향해 한발자국씩 옮기고 있는 것. 18개만 더하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최다 안타 기록은 그의 안중에 있지 않다. "기록은 오히려 생각 안하고 하고 있어요. 하던데로 하다보니 기록도 세우고 하는 것 같아요. 잘한 날이든 못한 날이든 경기가 끝나면 바로 내일 경기를 준비해요. 그게 페이스 유지에 도움이 되거든요."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정후에 대해 "(이)정후는 눈이 정말 좋다. 나쁜 공은 건드리지 않고 배트가 쉽게 나가지 않아 유리하게 카운트를 만들고 좋은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체력도 강하고 멘탈도 타고 났다"고 평가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양팀 선수단이 훈련을 펼쳤다. 주루훈련을 하던 넥센 이정후가 고종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02/

체력

이정후 본인은 최다 안타보다는 전 경기 출전에 더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전 경기 출전은 해보고 싶다. 꾸준히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체력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시즌 초반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정후가 전 경기 출전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최근에는 "전 경기 출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휴식을 주더라도 대주자나 대수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정도로 이정후는 강한 체력을 자랑중이다.

16일까지 이정후는 넥센의 11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걱정했던 체력에 대해 장 감독은 "이정후가 몸은 말랐지만 강단이 있고 강한 체력을 타고 난 것 같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관리를 잘 해주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정후 본인도 "부모님이 좋은 체력을 물려주신 것 같다"며 "트레이너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덕도 좀 보는 것 같다"고 웃었다.


넥센 이정후가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 보조를 하는 진흥중, 진흥고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예의

지난 10일 이정후는 고졸 신인 최다안타 기록을 세웠고 같은 날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이 국가대표 외야 및 주루코치로 선임됐지만 이정후는 별다른 일 없이 경기에 집중했다. "그날 집에서도 특별히 어떤 건 없었는데요. 똑같았는데…. 집 분위기가 원래 그런 것 챙기고 그런 분위기 아니에요."

집안 분위기처럼 이정후는 야구할 때와 다르게 평소에는 쑥스럼도 많이 타고 말도 별로 없는 스타일이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돼 으스댈 법도 하지만 그의 모습은 아직 팀의 막내일 뿐이다.

장 감독은 "이종범 선배가 야구 기술에 대해서는 이정후에게 크게 조언을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예의와 인성에 대해서는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야구에 대해서는 얘기해도 정후가 잘 안들을 것"이라고 농담한 장 감독은 "예절에 대해서는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같다. 물론 팀내 좋은 선배들의 영향도 있다"고 했다.

덧붙여 장 감독은 "나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KIA타이거즈에 있을 때 이종범 선배가 정후를 야구장에 데려와서 자주 봤었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변서 배운 것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라며 "그 때는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웃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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