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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의 단비'라는 표현이 이럴 때 쓰는 말 아닐까.
경기 전 김한수 감독은 "(정)인욱이는 멘탈이 정말 좋다. 오늘도 올라와서 인사를 하는데 환하게 웃으며 '오늘 잘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멘탈만큼 투구도 잘했으면 좋겠는데…"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하지만 2회부터 5회까지는 변화구를 적절히 섞는 무실점 호투로 김 감독의 걱정을 무색케 했다.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정인욱은 4회 2사 후 허경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후속타자 최주환을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5회도 세타자로 막아낸 정인욱은 6회 최충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도 69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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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수들이 너무 많다. 우선 외국인 투수 2명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앤서니 레나도는 지난 달 2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박석민의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경기 도중 강판돼 오른손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에 앞서 재크 페트릭은 우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재활중이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해 김한수 삼성 감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했다. 교체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지만 팀 사정상 쉽지 않다. 김 감독도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에 기대를 했던 신인투수들도 부상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기태는 시즌 초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지난 달 30일에야 퓨처스리그에서 첫 실전을 치렀다. 김 감독은 "김기태는 차근차근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2군 등판을 더 하면서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최지광도 부상중이다. 허리 통증으로 지난 6월 4일 말소돼 2개월째 재활중이라 김 감독은 "(최)지광이도 이제 투구를 시작했다.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임성무와 정인욱에게 기대를 걸었다. 안성무는 지난 달 28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안도케 했지만 나머지 한자리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정인욱이 이날 경기에서 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김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게 됐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감독 시절 정인욱을 좋은 투수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었던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그의 투구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대구=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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