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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이겨도 안기뻤다. 성곤이 때문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8-02 17:31



"이겨도 기쁘지 않았다. 성곤이한테 미안해서…."

kt 위즈는 1일 광주 원정길에 올라 선두 KIA를 15대7로 격파하며 8월의 시작을 기분좋게 했다. 올시즌 한 경기 팀 최다안타인 19안타 폭죽이 터졌다. 1회 8득점 빅이닝이 나왔고, 경기 중반 상대가 따라올만 하면 추가점을 내는 등 완벽한 흐름의 경기를 했다. 성적 부진으로 마음 고생을 하던 김진욱 감독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만한 경기였다.

2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 전날 경기 만족했느냐는 질문을 하자 "이겨도 기쁘지 않았다. (정)성곤이한테 미안해서"라고 답했다. 1일 경기 kt 선발은 정성곤이었다. 선발로 1승10패를 기록중이었다. 타선이 5회까지 11점을 내주며 모처럼 만에 2승째를 따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5회 정성곤이 흔들렸고, 김 감독은 11-4 리드 상황서 정성곤을 강판시켰다. 고생하는 어린 투수에게 승리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김 감독은 "내 스타일상 경기가 조금 힘들어지더라도 싸움이 된다고 판단했으면 성곤이를 계속 뒀을 것"이라고 말하며 "성곤이는 체인지업이 제대로 들어가야 타자와 승부가 된다. 그런데 3회부터 변화구 구위가 눈에 띄게 안좋아졌다. KIA 타자들이 안그래도 강한데 받쳐놓고 공을 때리더라. 마음은 아팠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해 성곤이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성곤은 경기 2회 수비 도중 상대 땅볼 타구를 무리하게 잡으려 공을 던지는 왼팔을 뻗었다, 손바닥과 손가락 부위에 공을 맞고 말았다. 김 감독은 곧바로 정성곤의 상태를 체크했다고 한다. 정성곤은 얼음 주머니를 던지며 무조건 "괜찮다"고 했는데, 5회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며 도저히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가 얼마나 더 던지고 싶었겠나. 아플텐데 아픈 티를 안내려고 애쓰더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성곤은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공을 맞은 부위가 부어올랐다. 검진 결과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다음 턴에 선발로 나서지 못하게 돼 일단 열흘 휴식을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치료가 우선이다. 성곤이는 젊고 재능이 많은 친구다. 앞으로 이길 날이 많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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