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김진욱 감독의 정성곤 교체 결단을 어떻게 봐야할까.
흔들린 정성곤은 로저 버나디나와 최형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1점을 줬다. 그리고 1사 1, 2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kt는 냉정한 선택을 했다. 11-4 리드 상황 아웃카은트 2개가 남아있는데 선발 정성곤을 교체한 것이다. 두 번째 투수 김사율이 나지완에게 적시타를 맞아 정성곤의 실점은 5점으로 늘었다. 하지만 김사율이 더 이상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 kt는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먼저 이 교체를 조금은 잔인하게 볼 수 있다. 보통 7점의 점수 차이면 감독들은 선수 사기를 위해 5회 웬만하면 투수를 바꾸지 않는다. 특히, 김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누구보다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여기에 정성곤은 지난 5월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후 단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후 9연패였다. 1승10패. 어린 투수가 기가 죽을 수 있는 가운데도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씩씩하게 던져왔다. 최대한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맞는 선택일 수 있었다. 정성곤의 시점에서 생각하면 '이 점수차에서도 나를 못믿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때, 패전 때보다 더 큰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야구 감독이 어렵다고 한다. 순간의 선택이, 너무 여러가지 시나리오로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날은 팀이 어려운 상대로 승리를 거뒀기에 김 감독의 판단이 맞았다고 봐야 한다. 젊은 정성곤에게는 앞으로도 기회가 많다. 김 감독은 경기 후 "2회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변화구 구위가 떨어진 점, 투수수가 많았던 점, 그리고 상대 타순 등을 고려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정성곤은 2회 상대 땅볼 타구를 왼손으로 잡으려다 공에 손가락이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