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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의 승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건강함을 증명한 류현진에게 남은 과제는 긴 이닝 소화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6이닝 이상을 투구한 게 네 번에 불과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전에서도 장타에 무너지면서 5이닝 2실점. 이번에는 달랐다. 류현진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나갔다.
그는 1회를 공 9개로 마무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땅볼 유도 능력도 돋보였다. 2회초 선두타자 버스터 포지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브랜든 크로포드를 삼진 처리한 뒤,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유도. 선행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브랜든 벨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 탈출. 3회와 4회에는 연속으로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도 따랐다. 다저스 내야진은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6회초 1사 1루에서도 디나드 스판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다저스는 범가너를 상대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맞이했다. 오히려 범가너가 더 많은 위기에 몰렸다. 그려나 쉽게 득점하지 못했다. 범가너도 위기의 순간에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7회말 2사 1루 기회에서 류현진 타석이 왔지만, 다저스는 대타 야스마니 그랜달을 투입했다. 그랜달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 결국 류현진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초 코너 길라스피의 대타 홈런으로 0의 균형을 깨뜨렸다. 이번에는 범가너가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하지만 다저스는 9회말 야시엘 푸이그의 동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류현진과 범가너의 맞대결을 노디시전으로 끝이 났다. 연장 11회 접전에선 다저스가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을 가진 카일 파머가 극적인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경기를 끝냈다.
류현진은 똑같이 7이닝을 투구한 범가너(99개)보다 더 적은 8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만약 7회말 류현진이 대타로 교체되지 않았다면, 마운드에 더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정도로 류현진은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이날 패스트볼(34개)의 비율을 줄인 대신, 체인지업(28개), 컷 패스트볼(10개)을 고르게 활용해,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부상 복귀 후 최고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 이전인 지난 2014년, 네 번이나 7이닝 이상을 투구하면서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마치 그 때의 류현진을 보는 듯 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약 148㎞. 압도적이진 않아도, 실투 없이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돋보였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