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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후반기 첫 경기. KIA 관계자들은 다소 긴장했다.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 때문. 전날까지 17경기에서 무려 14차례 퀄리티 스타트, 14승무패를 구가중인 리그 다승 1위. 하지만 헥터는 6월 들어 완벽하던 시즌 초반 모습은 아니었다. 승수를 차곡 차곡 쌓아갔지만 피안타가 많아지고 여름 들어 지쳤는지 구속도 다소 떨어졌다. 점수를 주면서 버틴다는 느낌이었다. 가을야구가 가까워지면 이런 부분들은 걱정을 키우는 법이다.
특히 2회부터는 좋을 때의 완벽함을 되찾았다. 2회 10개의 투구수로 4타자 처리. 3회 11개로 삼자범퇴. 4회 역시 9개로 삼자범퇴. 공격적인 피칭, 날카로운 제구, 변화구 각까지 훌륭했다. 최고구속은 151km를 찍었다. 당당했던 헥터의 본모습을 찾은 순간이었다. 이날 7이닝 3안타 7탈삼진 2실점. 최근 10경기 등판 중 최소 피안타다. 이날 볼넷 4개가 옥에 티였지만 경기초반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다. 코너워크 자체는 나무랄 데 없었다.
경기전 장정석 넥센 감독은 "헥터의 연승을 깨고 싶다.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야 한다. 헥터는 좀처럼 연타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1회 득점찬스에서 대량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이후는 기회가 없었다. KIA 타선은 1-2로 뒤진 9회초 헥터의 패전 멍에를 벗겼다. 이범호가 역전 투런포를 쐈다. 내친 김에 연장 10회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결승홈런을 때려내며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헥터는 올시즌 내내 한번도 아프지 않고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18경기에서 15차례 퀄리티 스타트, 14승무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중이다. 벌써 123⅔이닝이나 던졌다. 확실한 이닝이터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206⅔이닝을 던지며 15승(5패)을 거두고도 "연봉 170만달러를 깎지만 말아달라"며 KIA와의 재계약을 먼저 희망했던 헥터다.
선두 KIA는 서서히 가을야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단기전의 첫번째 무기는 에이스의 확실한 구위다. 18일 경기는 의미를 부여할만한 일전이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