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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도 수도권 밀집화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지역 연고로 선택하는 신인 1차 지명이다.
지방에도 부산고, 경남고, 경북고, 광주일고, 천안북일고 등 전통있는 학교들이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서울팀들과 격차가 커진다는 낙심에 빠져있다. 수도권에 해당하는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도 애매한 것은 마찬가지다. SK는 kt가 창단하면서 지명할 수 있는 연고 지역 폭이 좁아졌다.
서울 지명권을 가지고있는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가 공동 관리를 하는 것도 지방팀들에게 불리한 부분이다. 서울 연고 3팀은 고등학교를 특정 권역별로 나누지 않고 공동관리 후 매년 지명 순서만 바꾼다. 때문에 같은 학교 내에서 한 해에 1차 지명 선수가 2명 나오는 경우도 있다. 2015년 서울고 최원태(넥센)와 남경호(두산)가 그랬고, 지난해 선린인터넷고 이영하(두산)와 김대현(LG)도 같은 사례다. 선택 제한이 없다보니 좋은 자원은 동등하게 1차 지명 기회를 받는다.
때문에 구단 스카우트 등 현장에서 1차 지명 폐지에 대한 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KBO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1차 지명 대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했었다. 그리고 구단들의 연고 중,고등학교에 대한 지원 문제 등으로 5년만에 1차 지명이 부활했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이제는 예전같은 지원도 어려운데다 양극화가 극심해져 1차 지명이 굳이 존재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또다른 지방 A팀은 몇년째 의미없는 1차 지명을 하고 있다. 뽑을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팀들과 지방팀들의 1차 지명 선수 차이를 비교해봐도 확인할 수 있지 않나"라며 아쉬워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광역별 공동 관리나 연고지 적용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경남·경북을 합쳐 롯데, NC, 삼성이 공동 관리를 하고 수도권팀들처럼 지명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의미없는 1차 지명을 방지할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 말라가는 지방팜을 고려한 방안이다. 또 해당 지역에서 중학교 졸업 혹은 재학까지 했을 경우 1차 지명에서 택할 수 있는 것으로 하면, 서울로 전학을 가거나 야구 유학을 가더라도 지방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진정한 1차 지명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비슷한 수준의 균등한 기회가 필요하다. 심화되는 수도권, 서울 밀집화 현상은 장기적인 구단별 격차를 야기할 수 있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