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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KIA와 LG의 경기가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KIA 버나디나가 우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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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도 KIA 타이거즈의 방망이쇼를 막을 수 없었다. KIA가 신기록을 세우기에는 7이닝이면 충분했다.
LG 트윈스와 KIA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2일 잠실구장. 사실 이날 경기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다. 오전부터 서울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 하지만 비가 오락가락했고, 양도 많지 않았다. 경기가 열릴 상황이 됐다. 최근 5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연속 경기 두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작성한 KIA 입장에서는 경기를 하는 게 나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KIA 김기태 감독은 "하늘에서 하라면 하고, 아니면 쉬면 된다. 순리를 따르는 게 가장 좋다"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KIA는 초반 애를 먹었다. 선발 양현종이 컨디션 난조로 난타를 당했기 때문. 3회까지 1-4로 끌려갔다. 그러나 KIA 방망이의 힘은 대단했다. 4회 안타 3개와 상대 실책, 폭투 등을 묶어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기세를 곧바로 이어갔다. 5회 김민식의 밀어내기 사구로 역전에 성공한 데 이어 6회초 로저 버나디나의 투런포와 나지완, 이범호의 연속 적시타로 4점을 더했다.
9-4 리드. 이미 5회가 넘어 정식 경기 선언이 됐기에 KIA가 두자릿수 득점 연속 경기 득점을 이어가려면 7회 점수가 필요했다. 그런데 7회초부터 일찌감치 예보됐던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선두 김선빈의 2루타. 그러자 KIA 1번 이명기는 김선빈을 3루에 보내기 위해 희생번트를 댔다. 연속득점 신기록에 대한 의지 표현. 비로 인한 콜드게임이 선언되기 전 점수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KIA는 캡틴 김주찬이 3루 주자 김선빈을 불러들이는 깨끗한 중전안타로 10점째를 만들었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빗줄기가 더 굵어졌다. 빗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서였을까. 나지완이 누상에 주자 2명을 두고 6연승과 신기록 작성을 자축하는 대형 스리런포를 최성훈으로부터 뽑아냈다. 나지완의 홈런포가 터진 후 경기는 곧바로 중단됐다. KIA의 무서운 타자들이 신기록을 이어가는 데는 7이닝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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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KIA와 LG의 경기가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3루서 KIA 김주찬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김태룡 코치와 주먹을 맞추고 있다. 이 타점으로 KIA는 10대 4를 기록하며 6게임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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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이날 경기 홈런 2방 포함, 14안타를 치며 13점을 뽑았다. 지난 5연승 기간 동안 14명의 타자가 무려 홈런 7방 포함, 88개의 안타를 쳐냈다. 팀 타율 4할2푼5리. 최형우 13안타, 이명기 11안타, 김주찬-김선빈 10안타, 이범호-안치홍 9안타, 서동욱 8안타, 버나디나 7안타 등 주전 타자들이 모두 폭발했다. 그나마 잠잠(?)하던 버나디나는 LG 3연전에서 최고 활약을 펼쳤다. 이 폭발력으로 5경기 점수는 66점을 만들었다. 도루는 버나디나가 기록한 딱 1개 뿐. 뛰고 말고 할 게 없었다. 그냥 쳐서 들어오면 됐다.
그렇게 KIA는 6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KIA는 인천-수원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6연전 일정표를 받아들고 있다. 그런데 돌아오는 주에 수도권에는 계속 장맛비 예보가 있다. 만약 비가 와 경기를 하지 못한다면 KIA는 이 장맛비가 아쉬울 수 있겠다. 지금의 무서운 타격감을 어떻게라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서라면 말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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