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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맹점' 넥센, 팀타율 1위와 잔루 2위 사이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5-07 08:06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이 SK를 상대로 5대 3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넥센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5.05

기록만 놓고 보면 좋다. 하지만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고민이다.

넥센은 6일까지 15승1패 승률 4할8푼4리로 롯데 자이언츠와 동룔을 이뤄 공동 5위에 올라있다. 개막 초반 연승과 연패를 롤러코스터처럼 타던 넥센은 최근 경기에서 승률을 조금 끌어올렸다. 8~9에서 맴돌던 성적도 근소한 차이지만, 5~6위권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좀처럼 승률 5할을 유지하기 힘들다.

기록만 놓고 보면 대부분 좋다. 6일 기준으로 넥센은 팀 타율 2할9푼5리로 1개 구단 중 1위다. 2위 한화 이글스(0.286)와 1푼 가까이 차이가 난다. 팀 홈런 개수도 23개로 중위권은 유지하고 있고, 출루율 3위(0.357), 득점권 타율은 무려 2위(0.305)다.

기록상으로 썩 좋지 못한 것은 평균자책점. 팀 평균자책점 4.81로 10개 구단 중 9위. 최하위인 삼성 라이온즈가 평균자책점 부문도 6.16로 압도적인 꼴찌고, 그 뒤를 넥센이 잇고 있다. 하지만 볼넷 허용은 69개로 리그에서 두번째로 가장 적게 주는 팀이고, 그외 공수주 기록 모두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 불안정과 소득 없는 공격이라는 두가지 약점이 기록의 허를 찌르고 있다. 넥센은 아직 선발진이 완전치 않고, 불펜 컨디션도 지난 시즌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 투수 2명의 공백은 결국 초반부터 상대팀에 끌려가는 경기가 많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넥센의 높은 팀 평균자책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또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언제든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영양가는 아직 부족하다. 장정석 감독은 희생번트를 주문하는 일이 거의 없다. '강공' 스타일이다. 벤치에서 작전을 내리기 보다 선수의 능동적인 공격을 추구하는데 아직은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산발 안타'가 많아 다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넥센의 잔루가 전체 2위(242)로 많은 이유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 비해 눈에 띄는 차이가 또 하나 있다. 넥센은 지난해 팀 154도루로 전체 1위였다. 홈런 타자들이 빠진 자리를 도루로 채웠다. 한두명의 특정 선수만 뛰는 것이 아니라, 그린라이트의 범위를 넓혔다. 그래서 가장 많은 도루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도루에 대한 특정한 압박이나 의식을 하지 않고 있다. 뛸 수 있는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권한을 부여하되, 무리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결국 승부처는 여름이다. 공수주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다보면, 팀 성적도 자연스레 오르기 마련이다. 넥센은 새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 합류과 앤디 밴헤켄의 복귀 그리고 타선 집중력을 앞세워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기록에 가려졌던 약점들도 깨끗이 회복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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