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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힐만 SK 감독(54)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좀더 자유분방한 서구문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힐만 감독 개인적으로도 웃음이 많은 편이다.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와의 인천 홈게임에 앞서 힐만 감독은 덕아웃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를 건넸다.
상하 위계질서가 좀더 명확한 한국사회, 이보다 좀더 엄격한 운동선수들의 사회. SK선수들은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부드럽고 웃음넘치고 밝은 것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문제는 야구다. 야구 외적인 것이 다 좋아도 경기에 지면 더 이상 웃을 수 없다. 야구를 위해 모였고, 야구를 위해 먹고 자고 훈련하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이 한국땅을 밟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서진용은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4개(리그 최다)이고 시즌 12경기에서 1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은 5.40이다. 마무리 성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특히 올시즌 초반은 극심한 타고투저도 완화됐다. 투수쪽에 다소 숨통이 틔었다.
힐만 감독은 서진용에 대해 "아직 성장하는 과정이다. 믿고 있다. 터프한 상황(1점차 승부)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는 알 수없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결단이 임박한 순간까지 철저하게 립서비스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식 빅볼에 일본야구식 스몰볼까지 두루 섭렵한 지도자다. 변칙 운용전술에도 능하다. 2연속 스퀴즈번트도 선보인 바 있다.
서진용이 이대로 성장할 것인지, 한 템포 쉬었다 갈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