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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힐만리더십, 부진마무리 서진용 계속 끌고갈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5-04 08:48


◇힐만 감독이 마스코트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달 18일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SK가 7대4의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달렸다. 힐만 감독이 마무리 서진용의 뺨을 만지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4.18/

트레이 힐만 SK 감독(54)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좀더 자유분방한 서구문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힐만 감독 개인적으로도 웃음이 많은 편이다.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와의 인천 홈게임에 앞서 힐만 감독은 덕아웃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를 건넸다.

공식인터뷰장에 통역이 조금 늦자 "우리 통역은 아주 바쁜 사람"이라며 갑자기 일본어로 "날씨좋다. 수고많다. 일본어로 얘기할까"라며 웃었다. 메이저리그 코치,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까지 역임했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사령탑을 맡아 퍼시픽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이날 한화의 일본인코치를 보자 일본어로 "오메데토(축하한다)"라며 전날(2일) 한화의 역전승을 언급하며 농담을 주고받기 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격려하고, 덕아웃에서 물개박수를 보내는 것은 힐만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상하 위계질서가 좀더 명확한 한국사회, 이보다 좀더 엄격한 운동선수들의 사회. SK선수들은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부드럽고 웃음넘치고 밝은 것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문제는 야구다. 야구 외적인 것이 다 좋아도 경기에 지면 더 이상 웃을 수 없다. 야구를 위해 모였고, 야구를 위해 먹고 자고 훈련하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이 한국땅을 밟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힐만 감독의 리더십 본질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 마무리 서진용(25)이다. 힐만 감독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마무리를 교체했다. 박희수 대신 서진용을 마무리로 쓴다고 밝혔다. 제구력 위주의 왼손 마무리 박희수보다는 최고 150㎞에 육박하는 강한 볼을 뿌리는 파이어볼러 서진용이 마무리에 더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진용은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4개(리그 최다)이고 시즌 12경기에서 1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은 5.40이다. 마무리 성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특히 올시즌 초반은 극심한 타고투저도 완화됐다. 투수쪽에 다소 숨통이 틔었다.

힐만 감독은 서진용에 대해 "아직 성장하는 과정이다. 믿고 있다. 터프한 상황(1점차 승부)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는 알 수없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결단이 임박한 순간까지 철저하게 립서비스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식 빅볼에 일본야구식 스몰볼까지 두루 섭렵한 지도자다. 변칙 운용전술에도 능하다. 2연속 스퀴즈번트도 선보인 바 있다.

서진용이 이대로 성장할 것인지, 한 템포 쉬었다 갈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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