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SK가 NC를 상대로 9대2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힐만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08 |
|
SK 와이번스가 시즌 초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개막 6연패로 시작했지만, 연승을 달리면서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연패 기간 동안 "분위기는 좋다"는 힐만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SK는 개막 6연패로 불안한 출발을 했다. 투타 엇박자가 났다. 3~5선발 투수들은 다소 불안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매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의 훈련량이 부족해서 나오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선수들의 에너지가 넘치도록 독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6연패를 끊고 2연승. 7패째를 기록한 후, 5연승을 달렸다. 분위기는 최고조로 올라섰다. 문제였던 타선이 활화산처럼 터지니 승리가 따라왔다. 한화 이글스 3연전에서 상대 투수들은 SK 타자를 이겨낼 힘이 없어보였다.
선수들은 "감독, 코치님들이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다"라고 입을 모았다. 힐만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6연패 기간을 돌아봤다. 그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쉽지 않다. 감독이 할 일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내 역할이다. 그래서 항상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든 즐기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있다"라고 했다. 힐만 감독은 실제로 선수들에게 한국말로 "매일 좋은 분위기"라고 인사를 건넨다.
긍정의 힘은 선수들에게 전파됐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승을 기록한 문승원은 "감독님 영향이 정말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승원은 제구 난조 끝에 승리를 따냈다. 9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선 첫 2이닝 동안 난타 당하며 4실점했다. 4이닝 4실점의 기록. 문승원은 "실점을 많이 했는데도, 감독님이 '무너지지 않아서 고맙다'라고 하셨다. '너는 잘 할 수 있는 선수다'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믿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144경기이기 때문에 1경기에 연연하지 마라. 평소 하던대로 하자'고 하신다.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셔서 6연패를 하는 동안 연패 기간 같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더그아웃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장면이 나왔다. 부진했던 정의윤은 이날 8회 대타로 출전해 쐐기 솔로 홈런을 쳤다. 베이스를 돈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정의윤은 힐만 감독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쳤다. 한국 감독이었으면, 나오기 힘든 장면. 정의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힐만 감독의 대책이었다. 힐만 감독은 "경찰을 부를까 했다"라고 웃은 뒤 "일본에서도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려고 했다. 일본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직접 못하고, 뒤쪽에서 하곤 했다. 정의윤도 초반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서 더그아웃 뒤에서 때리도록 했었다. 그랬더니 본인이 홈런을 치면 때리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걸 즐겼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효과는 있었다. 정의윤은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2루타 2개도 있었다. 힐만 감독은 유쾌한 해법으로 정의윤의 짐을 덜어줬다. 힐만 감독의 무한 긍정은 선수단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