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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불펜을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이후 임창용과 티타임을 갖고 마무리의 무거운 짐을 덜자고 얘기했고 그때부터 KIA는 특정한 마무리가 없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다.
마무리가 필요한 접전 상황이 없으면 좋겠지만 KIA엔 계속 위기가 왔다. 2∼3점차의 세이브 상황이 자주 나왔다. 우여곡절이 있지만 막아내고 있다. 13일 잠실 두산전서는 4-2로 앞선 9회말 한승혁이 나왔다가 1점을 주고 2사 1,2루의 위기를 맞자 김윤동이 나와 3번 에반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승리를 지켰다. 15일 광주 넥센전서는 5-2로 앞선 9회초 김윤동이 나서 안타 2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려 김윤동이 마무리가 되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지만 아니었다.
17일 현재 1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총 15명인데 KIA 선수는 김윤동 심동섭(이상 2세이브)과 임창용 한승혁(이상 1세이브) 등 4명이나 된다. 가장 많다.
특정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KIA는 특정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마무리라는 자리가 갖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셋업맨으로 나서면 잘던지다가도 마무리 보직을 맡으면 실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은 마무리가 갖는 부담때문이다. KIA는 마무리가 없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못던지면 다른 투수로 교체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9회에 나간 투수가 불안하면 김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무리로 나서는데 마무리가 아닌 것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집단 마무리 체제로 변경 이후 KIA의 블론세이브는 0이고 세이브만 3개다. 현재까지 김 감독의 집단 마무리 체제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