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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배영수. 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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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베테랑 배영수(36)가 돌아왔다. 2015년 10월 3일이 마지막 1군 등판. 1년반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때와는 전혀 달랐다. 자신감은 넘쳤고, 얼굴에는 미소마저 흘렀다. 배영수는 4일 대전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홈개막전에 선발등판했다. 6이닝 동안 3안타 5탈삼진 무실점.
배영수는 개인통산 129승째(109패3세), 현역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팀은 6대0으로 완승했다. 배영수는 경기후 웃었다. 배영수는 "오늘 경기장에 나오기전 딸들(5세, 6세)이 '아빠가 야구선수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딸들은 내가 야구선수임을 모른다. 애들의 기억속에는 내가 1군에 오른 적이 없다"고 했다. 배영수는 "지난해 교육리그에서 많이 배웠다. 일본 교육리그 최고령 선수였다. 감독님이 가라고 할때 처음에는 섭섭했다. 가서 솔직히 부끄러웠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니 알것 같았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새롭게 시작하자고 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했다. 배영수는 "이런 모습을 앞으로도 자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영수에게는 지난 1년반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3년간 21억5000만원을 받고 한화와 FA계약을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유니폼을 바꿔 입었지만 성적은 시원찮았다. 2015년 4승11패에 그쳤다. 시즌을 마친 뒤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은 통째로 쉬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올초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구속을 끌어올리고 무려 3000개에 가까운 불펜피칭을 했다. 배영수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죽기 살기로 붙어볼 것"이라고 했다. 열정과 자신감이 배영수를 다시 마운드에 우뚝 서게 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2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은 1.13에 불과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배영수를 일찌감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알렉시 오간도에 이어 3선발로 낙점했다. 배영수의 등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홈개막전에 선발 등판시켰다.
이날 배영수는 최고시속 143㎞의 직구와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자주 섞어 던졌다. 6이닝 동안 3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배영수의 선발승은 2015년 8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604일만이다.
한화로선 특별한 재기다. 선발 후보군이었던 이태양이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내려간 상태다. 불펜 필승조인 권 혁마저 허리 부상이다. 송은범과 배영수가 선발로 자리잡으면서 심수창과 장민재 윤규진이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윤규진은 정우람과 함께 더블 스토퍼(마무리)로 활약한다.
배영수는 겨우내 계형철 투수코치와 붙어살다시피 했다. 철저한 훈련과 성실성은 김성근 감독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배영수는 올시즌이 끝나면 FA는 아니지만 연봉 재계약을 하게 된다.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확실한 시즌이다. 깔끔한 스타트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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