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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KBO리그에는 '칼바람'이 불었다.
'엘롯기'로 불리는 LG, 롯데, KIA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LG가 FA(자유계약선수) 차우찬을 영입했고, KIA는 최형우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잠잠하던 롯데는 황재균은 놓쳤지만, 이대호 복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동시에 3개팀 모두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LG는 양상문 감독 체제 하에 리빌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층 힘이 붙었다. 지난해 4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고, 올해는 넥센과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해 LG는 와일드카드전, 준플레이오프에서 KIA, 넥센을 차례로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올해 양상문 감독의 재계약에도 성적과 전체 평가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FA 영입은 꾸준히 있었지만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도 따른다.
지난해 시즌을 8위로 마감하면서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조원우 감독이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변화는 없었다. 다만 여전히 감독 계약 기간 2년은 하위권 팀을 수습하기에는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있다. 어쨌든 올시즌 팀 성적과 희미해진 팀 컬러 회복 여부에 따라 조원우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단연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2년간 '핫이슈메이커'였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는 한화 구단이 변화를 택했다. 감독 출신 박종훈 단장이 부임하고, 김성근 감독 권한을 축소했다. 김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영입했던 외부 FA도 지난 겨울에는 없었다. 대신 현역 메이저리거급 외국인 선수 3명과 부상에서 회복한 주축 선수들로 전력을 채웠다.
한화도 성적에 대한 갈증이 큰 팀이다.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정작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해 상실감이 컸다. 올 시즌은 개막 3연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상대로 1승2패를 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시즌 끝까지 동력을 잃지 않고 성적을 내는 게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이다. 사실 한화의 최대 변수는 내부 잡음이다. 감독, 단장간의 불화가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화는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