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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를 펼침으로써 팀내 선발 경쟁이 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겨울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잠실구장에 매일 나가 웨이트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류현진은 1월초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4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해서도 불펜피칭과 세 차례 라이브 피칭을 순조롭게 소화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시범경기 첫 등판은 세 차례 미뤄진 끝에 이뤄진 것이다. 허벅지에 뻐근한 증세가 있었던데다 팀내 선발 후보들이 워낙 많아 등판 일정 잡기가 수월치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건강한 몸상태로 보란듯이 2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5일 라이브 피칭서 류현진의 직구는 85~88마일에서 형성됐다. 타자를 상대하기는 했지만 100% 힘을 쏟지 않았기 때문에 시범경기서는 구속이 좀더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는 87~91마일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제구가 동반된 직구였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직구 구속보다는 얼마나 제구가 잘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던지며 실전 감각이 정상궤도 수준으로 올랐음을 보여줬다.
류현진이 첫 등판서 호투했지만,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AP는 이날 류현진의 시범경기 데뷔 소식을 전하면서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가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중이고, 류현진은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논평했다. AP의 평가대로 류현진은 후발 주자다. 이날 현재 시범경기 성적을 보면 카즈미어가 2경기 2⅔이닝 2실점, 맥카시는 2경기 5이닝 2실점, 우드가 2경기 4이닝 2실점, 유리아스는 3경기 5이닝 1실점이다.
MLB.com도 '유리아스와 다른 선발 후보들 특히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 더 남아서 선발 훈련을 할 수도 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겨우 1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이 캑터스리그에서 이제 한 경기를 던지고 추가적인 불펜피칭을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평했다. 선발 경쟁에서 류현진이 거쳐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이야기다.
로버츠 감독은 선발 경쟁에 대해 "류현진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급할 것이 없다. 캠프를 마친 뒤의 자리에 대해서는 아직 논할 때가 아니다"면서 "누가 건강한 상태로 몸을 잘 만들어가느냐를 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