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현진 이제 첫 걸음, 갈길은 아직 멀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10:38


LA 다저스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류현진이 2회초 투구서 땅볼을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키고 있다. ⓒAFPBBNews = News1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를 펼침으로써 팀내 선발 경쟁이 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7타자를 맞아 4사구없이 삼진 2개를 잡아냈고, 직구 구속은 최고 91마일(146㎞)을 나타냈다. 26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불펜에서 40개의 공을 더 던졌다.

이날 류현진이 보여준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몸상태와 스피드. 경기가 끝난 뒤 그는 ESPN 등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선발투수로 괴로웠던 것은 마운드에 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내가 건강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몇 경기 더 나가 매번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2년간 류현진은 두 차례 수술과 복귀 과정에서 겪은 부상 재발 등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겨울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잠실구장에 매일 나가 웨이트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류현진은 1월초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4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해서도 불펜피칭과 세 차례 라이브 피칭을 순조롭게 소화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시범경기 첫 등판은 세 차례 미뤄진 끝에 이뤄진 것이다. 허벅지에 뻐근한 증세가 있었던데다 팀내 선발 후보들이 워낙 많아 등판 일정 잡기가 수월치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건강한 몸상태로 보란듯이 2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5일 라이브 피칭서 류현진의 직구는 85~88마일에서 형성됐다. 타자를 상대하기는 했지만 100% 힘을 쏟지 않았기 때문에 시범경기서는 구속이 좀더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는 87~91마일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제구가 동반된 직구였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직구 구속보다는 얼마나 제구가 잘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던지며 실전 감각이 정상궤도 수준으로 올랐음을 보여줬다.

이날 류현진의 피칭을 본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수도 그렇고, 스피드도 괜찮았다. 직구 위력도 굉장했으며, 로케이션도 잘 잡아나갔다. 기대 이상의 투구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의 무실점 투구를 앞세운 다저스는 8대2로 승리했다.

류현진이 첫 등판서 호투했지만,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AP는 이날 류현진의 시범경기 데뷔 소식을 전하면서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가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중이고, 류현진은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논평했다. AP의 평가대로 류현진은 후발 주자다. 이날 현재 시범경기 성적을 보면 카즈미어가 2경기 2⅔이닝 2실점, 맥카시는 2경기 5이닝 2실점, 우드가 2경기 4이닝 2실점, 유리아스는 3경기 5이닝 1실점이다.

MLB.com도 '유리아스와 다른 선발 후보들 특히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 더 남아서 선발 훈련을 할 수도 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겨우 1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이 캑터스리그에서 이제 한 경기를 던지고 추가적인 불펜피칭을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평했다. 선발 경쟁에서 류현진이 거쳐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이야기다.

로버츠 감독은 선발 경쟁에 대해 "류현진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급할 것이 없다. 캠프를 마친 뒤의 자리에 대해서는 아직 논할 때가 아니다"면서 "누가 건강한 상태로 몸을 잘 만들어가느냐를 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