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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불안. 김인식 감독의 우려가 첫 경기에서 현실이 됐다.
오키나와에서 일본프로야구(NPB)팀들과 연습경기 2경기, 귀국 후 쿠바와 호주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대표팀은 상무, 경찰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꾸준히 점검했다.
김인식 감독이 투수들의 상태를 고루 살피며 가장 많이 우려한 부분이 '제구 불안'이다. 장원준과 함께 선발 '원투펀치'를 맡은 양현종도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제구에 애를 먹었고, 3선발 후보였던 이대은도 제구로 고전을 거듭하다가 결국 우규민에게 밀렸다.
투수진은 이스라엘 타자들에게 9회까지 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선발 장원준도 1회초를 '퍼펙트'로 막고, 2회부터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1회에는 3타자 중 2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갔지만, 2회에는 7명의 타자 중 단 1명에게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1B 불리한 볼카운트로 시작하자 몰리는 쪽은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이 4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후 후속 등판한 투수들도 볼이 많았다. 심창민이 1⅓이닝 동안 볼넷 2개를 허용했고, 차우찬도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투구수 10개 중 5개가 볼이었다. 7회 2사 1루에 구원 등판한 이현승 역시 안타에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가 블레이크 게일렌의 타구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가 되면서 간신히 불을 껐다.
8회 1사 만루 위기도 볼넷에서 비롯됐다. 임창민도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은 투구로 막다른 길에 몰렸다. 가까스로 2아웃을 잡고 물러난 후 오승환이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쉽게 잡았다.
연장 10회에 등판한 대표팀 최고 베테랑 임창용도 아직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제구 난조로 1,3루 위기에서 실점하는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투수들의 제구 난조는 대표팀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당장 7일 네덜란드전에서도 까다로운 타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김인식 감독의 불펜 기용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