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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이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열흘간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쳤다. 이제 남은 열흘의 준비기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열흘간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이제 80%다. 100%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라고 말했다. 표정은 밝았다. 김인식 감독은 "이상하게 운이 좋은 캠프였다. 휴식일에 맞춰 비가 왔고, 훈련을 할때는 날씨가 좋았다"며 "타격이 좀더 올라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조바심 낼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25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쿠바와의 평가전 선발로 장원준을 내세웠다. 투수들은 생갭다 안정감이 있다. 김 감독의 걱정스런 시선은 타자들에 맞춰져 있다. 김 감독은 "타선이 안 터졌지만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김태균 등 몇몇 타자들의 타구는 좋았다. 강한 타구가 많았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대표팀은 0대4 영봉패를 당했다. 당시 7번, 8번, 9번에 위치한 서건창 양의지 김하성 김재호만 안타를 때려 4안타에 허덕였다. 22일 요코하마 DeNA베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2대3으로 졌다. 이날 역시 양의지의 투런 홈런, 서건창의 안타 등 2안타가 전부였다. 전반적으로 이른 시기로 인한 컨디션 조절 과정임을 감안해도 타선 침묵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공인구 적응 & 고척돔
투수들의 경우 공인구에 대한 적응 얘기가 나온다. 김인식 감독은 "볼이 미끄럽다는 말을 한다. 매번 같은 고민이다. 맞춰나가야 한다. 높은 볼이 많았지만 극복해야 한다. 마운드는 전반적으로 괜찮다. 투수들의 컨디션은 괜찮다. 이대은도 의욕적이다. 공 자체에 힘이 있다. 부상 선수는 왼쪽 발목을 살짝 다친 차우찬을 제외하고는 없다. 차우찬은 트레이너 파트에 의하면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공인구 적응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아무래도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하면 낯선 것이 당연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스로 적응해야할 몫이다.
그래도 반가운 것은 고척스카이돔에서의 1라운드다. 공식연습과 5차례 평가전 등 적응시간도 충분하다. 지난해 1년 동안 리그 경기를 했던 곳이어서 따로 적응이랄 것도 없다. 주장 김재호는 "돔구장 이점은 있겠지만 타팀 선수들도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들이다. 그들 역시 돔구장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외야수비나 빠른 내야타구 대비 등 고척스카이돔 특유의 수비포인트에선 아무래도 한국선수들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WBC는 야구 축제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겠지만 WBC는 어디까지나 야구축제다. 선수들은 좀더 밝은 모습으로 야구축제를 즐겨야 한다. 최근 임창용의 일본 현지 무면허 운전 사건이 터졌다. 대표팀 전체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선수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재호는 "주위에서 많이 걱정들 하시는데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는 바닥에서 올라가는 중이다. 평소 이맘때는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몸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모든 팀 선수들이 최근 하나로 뭉쳤다.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WBC는 팬들에게 겨우내 야구 갈증을 해소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 한편으론 선수들에겐 자신의 실력과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진중하되 마음속 희열을 놓지 않아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