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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kt 위즈)이 완벽한 반전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그런데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장시환은 차우찬(LG 트윈스)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함께 최고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4, 15일 이틀 연속 불펜피칭을 실시한 투수는 장시환이 유일하다. 직구를 던졌을 때 포수 미트에 박히는 파열음이 다른 투수의 것과 달랐다. 불펜피칭을 지켜본 김 감독과 선 코치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내가 알고있던 장시환보다 훨씬 더 좋다"고 했다. 지난해 kt 코치로 장시환을 직접 지켜봤던 차명석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깜짝 놀랄 정도로 몸상태가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장시환은 "괌 미니캠프를 떠나기 전 수원에서 하프피칭까지 마쳤었다. 그리고 괌에서 몸을 잘 만들어 2번의 불펜피칭을 미리 했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신분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WBC 대회는 투수들의 투구수 제한이 있어 선발 뒤를 받칠 2번째 투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예선 첫 번째 라운드는 투구수가 65개까지라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사실 이 역할은 차우찬이 맡기로 했었다. 하지만 선발 요원 중 이대은(경찰)의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차우찬이 선발로 투입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선발에 이을 확실한 2번째 투수가 필요한데 김 감독은 장시환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장원준에 이어 장시환의 2이닝 투구를 예고한 것도 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름값에 관계없이, 구위가 훌륭한 투수가 중책을 맡는 게 단기전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과연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장시환이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요미우리전부터 그 결과를 조금씩 확인할 수 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