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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소속 좌완 투수 최초로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팀 투수 역사를 새로 쓰는 유희관(31)은 "은퇴하기 전 꼭 시즌 200이닝을 달성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다음은 유희관의 일문일답.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성공했다. 쉽지 않은 기록인데 지난해를 돌아본다면.
-2년 전 다른 선발들이 부상에 시달릴 때 홀로 로테이션을 지켰다. 작년에도 부상없이 등판 일정을 소화했다. 몸 관리 노하우를 소개해 달라.
나는 운동을 덜하면 금방 살이 찌는 체질이다. 그만큼 식단 관리를 했고 탄수화물을 멀리했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 같히 신경 써 주셨다. '특별 관리 대상'이라고 해야 할까?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도 했다. '부상 당하지 말고 로테이션 거르지 말자'는 생각. 비시즌 때부터 캠프, 그리고 개막 직전까지 유지했다. 내가 나간다고 팀이 이기는 건 아니지만, 이기든 지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보탬이 되고자 한다.
-2013년 첫 10승 이후 풀타임 2년차 징크스가 없었다. 작년까지 기복도 별로 없다. 매년 보완하는 게 있나.
크게 달라지거나 보완하는 건 없다. 캠프에 오면 늘 하던 대로 루틴을 지키고자 한다. 무리하게 변화를 주다가 내 장점을 잃거나 나만의 감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 시즌 기복이 없다는 평가는 동료들 덕분이다. 좋은 수비, 좋은 타격으로 내 어깨를 가볍게 해 준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두산이란 팀을 만난 게 행운인 것 같다. 다른 구장이면 홈런이 될 타구가 잠실에서 잡히는 것도 내겐 복이다. 2013년 선발로 나가면서 느린 공은 통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많았는데 정말 독한 마음으로, 또 오기를 갖고 야구했다. 지금은 그런 편견이 없어진 것 같아 기분 좋다.
-비시즌 타구단 선발진이 강해졌다. 어느 팀이 가장 좋아 보이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LG 트윈스가 가장 좋지 않나 싶다. LG 선수들이 '두산을 이겨야 한다'고 말한 기사를 접했고 '어메이징4'라는 별칭도 붙었다. 어쨌든 서울 라이벌팀이 이런 선발진으로 맞붙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많은 관중도 들어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만나면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지난해 4억원의 연봉으로 8년차 최고 몸값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5억원으로 9년차 최고 연봉이다. 수직 상승한 몸값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없다면 거짓말이다. 최저 연봉 2600만원을 받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 또 연봉을 그만큼 받으면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나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연봉을 생각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뿐이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유희관에게 200이닝이란 어떤 의미인가.
목표라, 당연히 우승이다. 다들 따뜻한 호주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부상 없이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작년 못지 않은 성적으로 통합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께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 더 큰 환희와 감동 느낄 수 있는 올 시즌 만들고 싶다. 200이닝은 선발 투수로서 은퇴하기 전까지 꼭 이뤄보고 싶은 가장 큰 소망이다. 그 고지에 올라선다는 건 부상 없이 꾸준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가. 올 시즌 200이닝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