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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용병 니퍼트-밴헤켄, 투수 판도 리드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2-07 21:10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가 올해도 20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KBO리그 진출 외국인 투수들의 면면이 화려해지면서 니퍼트도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네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진행중인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니퍼트. 시드니(호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올해 KBO리그에서 활약하게 될 전체 투수들 가운데 20승 경력이 있는 투수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와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 둘 밖에 없다.

2011년 데뷔해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니퍼트는 지난해 22승을 따내며 생애 처음으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밴헤켄은 니퍼트보다 1년 뒤인 2012년 넥센에 입단해 2014년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20승 투수는 KBO리그 35년 역사상 8명 밖에 없다. 그만큼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 투수들에게는 꿈의 기록이다.

올해도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이어질 공산이 높은 가운데 KBO리그서 각각 7년차, 6년차를 맞은 두 에이스의 경쟁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수 부문 주요 타이틀을 두 선수가 양분할 수도 있고, 적어도 다승왕 경쟁이 둘에게 모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니퍼트는 두산과 재계약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산 구단은 전지훈련 출발을 앞둔 지난달 23일 니퍼트와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연봉인 21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양측간 협상에 긴 시간이 걸린 것은 그만큼 밀고 당기기가 치열했음을 의미하는데, 니퍼트가 KBO리그에서 더욱 오랫동안 뛰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입국해 지난달 30일 선수들과 함께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난 니퍼트는 현재 몸상태에 이상이 없다. 이미 KBO리그에서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다승 경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니퍼트는 150㎞짜리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잘 던지는데다 제구력도 겸비해 부상만 없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두산은 기대하고 있다.

니퍼트는 전훈 출국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다 잊었다. 동료들과 즐기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20승은 알 수 없지만, 또 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다만 올해 나이 36세가 되면서 부상 위험성은 조금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니퍼트는 2015년 90이닝, 지난해에는 28경기에서 167⅔이닝을 던졌다. 투구이닝 관리가 올시즌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밴헤켄은 9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연봉 자체는 니퍼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경력이나 노하우는 그에 못지 않다. 2015년 시즌을 마치고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 진출했던 밴헤켄은 부상 등으로 인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다 지난해 7월 넥센으로 돌아왔다. 복귀 당시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으나, 밴헤켄은 7월말 로테이션에 합류하자마자 5연승을 달리는 등 12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38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밴헤켄은 니퍼트와 달리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밴헤켄은 지난 1일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캠프에 바로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밴헤켄은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 친구들과 잘 쉬었고, 여행도 다녀왔다. 무엇보다 시즌 준비를 열심히 하며 지냈다"고 했다. 밴헤켄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새 외인 투수 션 오설리반과 원투 펀치다. 그러나 오설리반은 밴헤켄보다 많은 11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1선발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두 선수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넥센 구단은 전하고 있다.


밴헤켄도 니퍼트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걱정이다. 1979년생으로 니퍼트보다도 2살이 많다. 지난해 제 몫을 했다고는 하지만 20승을 거뒀던 2014년과 비교해 스태미나가 떨어진 게 사실이다. 부상 방지가 1,2선발 몫을 해낼 수 있는 중요 관건이다.

두 선수 말고도 올해는 강력한 외국인 투수들이 각 팀에 걸쳐 즐비하다.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 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 한화 이글스 알렉시 오간도의 거센 도전을 두 '한국형 용병'이 버텨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 밴헤켄은 올해 나이 38세로 부상 방지가 1,2선발 몫을 해낼 수 있는 중요 관건이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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