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험난한 도전의 길을 또다시 나섰다.
5월초까지 가공할 장타력을 뽐내며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지만, 이후 기나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8월에는 손가락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고전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고 이후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150㎞ 중후반에 이르는 직구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하는 등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에도 경쟁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주전 1루수 또는 지명타자를 노리는 박병호의 경쟁 상대는 케니스 바르가스이다. 그는 지난해 47경기에서 타율 2할3푼에 10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미네소타의 거포 유망주다. 박병호는 "작년 나 대신 뛴 바르가스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경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두 번째 스프링캠프를 맞게 됐다.
작년에 아무것도 모르고 도전한다고 했는데 내가 받아들인 성적에 많이 실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입지가 좁을 것 같다. 같은 도전이지만 힘겨운 도전이 될 것 같다. 힘겨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도전할 준비는 돼 있다.
-이번 겨울 훈련은 어떻게 했나.
작년 초 좋았을 때는 타이밍이 괜찮았다. 쉽게 생각하면 타이밍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어떻게 하면 타이밍을 잘 맞출 수 있을지 생각했다. 타격폼을 간결히 해야할 것 같아서 준비했다.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준비를 많이 했다. 작년 수술을 받은 뒤 시간이 많이 났는데, 그때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다. 타격폼이 육안으로는 달라진 것이 안보일 수도 있다. 나만 느끼는 것이다. 그 안에서 폼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파워는 그대로 유지하는 폼이다. 타격 준비 단계가 10가지라면 7가지로 줄였다고 보면 된다.
-주변에서 조언도 들었는가.
동료들을 비롯해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해줬다. 그러나 내가 느껴야 실행할 수 있다. 작년 시즌 때도 (폼을)바꿔 보려 했지만, 밸런스가 무너질까봐 하지 못했다. 내가 갖고 있던 타격폼이 실패했기 때문에 바꿔보려고 한 것이다. 여기 있을 때도 풀타임 첫 시즌을 뛴 뒤 부족한 점을 찾아서 바꾼 적이 있다.
-작년에 삼진이 많았지만, 홈런도 많았다.
초반에 많은 장타가 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야 할 것 같다.
-삼진과 장타 문제는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인지.
직구 구속이 우리나라 선수들보다는 빠른데 내가 준비를 많이 못한 것 같다. 이 부분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직구 대처를 하지 못했고, 삼진도 늘어났다.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는.
작년보다는 입지가 확실히 불안하다. 스프링캠프부터 죽기 살기로 해야 할 것 같다. 1루수가 됐든 지명타자가 됐든 주전으로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입지가 불안해진 이유는 뭔가.
선수구성과 수뇌부 변경 둘 다 인 것 같다. 작년에는 많은 기대도 받고 팀에서 기회도 많이 주려고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단장이 바뀐 것이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미네소타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테리 라이언 단장을 테드 레빈 단장으로 교체했다) 나 대신 올라와서 뛰던 바르가스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경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잘 못하면 올해 끝나고 입지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에릭 테임즈가 입단한 밀워키와 4연전을 벌이는데.
같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만나면 좋을 것 같다. 대화도 많이 해본 선수이기 때문에 반가울 것 같다.
-지금 몸상태는 어떤가.
작년 못한 것에 대한 핑계라면 부상, 그거 하나였다. 지금은 통증도 전혀 없다.
-주변 얘기로는 독하게 운동했다는데.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데 내 경우는 일찍 수술을 해서 시간이 많았다.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도 변화를 줬고 강도도 높였다.
-팬들에게 한마디.
올해는 나도 잘 하고 팀도 잘 했으면 좋겠다. 올해 시즌 끝날 때면 마음 편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인천공항=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