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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팬들 사직구장으로 돌아오라" 이대호의 복귀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1-30 22:15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마친 이대호가 30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자유계약선수(FA)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1.30/

돌아온 이대호(35·롯데)는 수차례 '롯데팬'을 강조했다. 그가 돌아온 이유는 팬들이 더 지치기 전에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사파이어볼룸에서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을 했다.

2011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했던 이대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에 따라 보장 금액이 다른 계약)을 한 이대호는 시즌 후 다시 FA가 됐다. 일본, 미국 재도전을 두고 고민했던 이대호는 결국 6년 만에 친정팀 롯데 복귀를 결정했다. 롯데는 지난 24일 4년-150억원에 이대호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롯데팬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설렌다"고 운을 뗀 이대호는 "2001년 신인으로 입단했던 당시와 복귀한 지금의 감정은 천지 차이"라며 웃었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복귀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롯데팬'이다. 이대호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롯데는 언젠가 돌아와야 할 팀이었다. 특히 팬들을 위해서 돌아온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내가 올해 36살이기 때문에 올해가 그 시기라고 생각했다. 만약 올해가 아니면 또 몇 년이 지나야 할 것 같았다. 늦게 돌아오면 나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도 많이 지쳐있을 거라 생각했다. 팬들 때문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미련이나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대호는 지난해 시애틀에서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이번에 거취를 결정할 때도 '기회 보장'을 최우선으로 두고 살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롯데 복귀를 결심한 후 아내와의 통화에서 눈물이 울컥했다. 이대호는 "결정을 하고 아내가 통화하다가 울더라. 그래서 나도 울컥했다. 5년 동안 해외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생각났다. 물론 힘들면서도 적응하는 재미와 보람도 있었다. 아내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남편으로서는 미안하다"며 애틋함을 전했다.

도전이 가져다준 교훈도 있다. 이대호는 "작년 후반기에 안 좋았던 이유는 몸을 빨리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통 2월초에 몸을 만들어서 개막전에 맞추는데, 작년에는 보장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1월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시범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했다. 그래서 후반기에 컨디션이 떨어진 것 같다. 올해는 그런 실패를 두번 다시 안 하고 싶다"고 했다.


이대호가 잠시 롯데를 떠난 사이,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가 등장했다. 롯데가 2012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반면, NC는 3년 연속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롯데의 자존심' 이대호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이 NC가 홈으로 사용하는 창원 구장은 과거 롯데의 제 2구장이었다. NC가 창단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롯데팬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작년에 롯데가 NC를 상대로 약했다. 이제는 그렇게 지지 않을 것이다. 롯데가 만만하게 볼 팀은 아니라 생각한다. 지역 라이벌 아닌가. 창원에 롯데팬들이 많이 있었다. 여전히 팬들이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분들이 창원구장이 아닌 사직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선수들이 더 노력하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목표를 세웠다.

스스로 꼽은 롯데의 2017시즌 '키 플레이어'는 이대호 자신이다. "내가 잘하고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개인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5강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 달라진 롯데가 돼야 한다. 나 하나로 확 바뀌진 않겠지만, 강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팬들을 위한 각오를 다짐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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