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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간도 영입으로 한화에 모처럼 웃음꽃 피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1-10 23:32


애틀랜타 시절 오간도. ⓒAFPBBNews = News1

김성근 감독(왼쪽)과 박종훈 단장.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모처럼 한화 이글스에 웃음꽃이 피었다. 한화는 지난 10일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보유한 도미나카공화국 출신 알렉시 오간도(34)를 영입했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참 다행스럽다"며 간만에 웃었다. 지난해 11월 3일 KBO리그 첫 감독 출신 단장으로 한화에 온 뒤 처음으로 밝은 표정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목소리에 떨림이 전해졌다. 김 감독은 "구단이 많은 신경을 써 좋은 외국인 투수를 잡은 것 같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도 대단하고 장점도 많다. 좋은 투수다.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제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한화 팬들도 놀랐다. 온라인상에선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 관계자들의 반응은 주로 두 가지다. '어떻게 이런 거물을 잡아왔나', '발표액 180만달러 외에 도대체 얼마를 더 줬나'.

꽁꽁 얼어붙었던 한화 내부에도 오간도 훈풍이 불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은 지난해말부터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지난 1일 새해 첫날 잠시 통화를 나누고 몇 차례 문자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 전부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구단의 결정에 따른다는 취지 아래 외국인 선수 영입과 선수 보강, 스카우트, 육성 등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박종훈 단장은 김 감독과 몇 차례 대화 시도를 하다 여의치 않자 같이 고개를 돌린 상태였다. 말해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는 둘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이었다.

그 중심에는 전력 보강과 내부 육성(합리적 투자)이라는 상반된 가치 충돌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 이렇다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난감한 심정이었다. 구단은 전력강화를 위해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자신은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 단장은 박 단장대로 성적을 내고 싶고, 팀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본심을 감독이 공감해주지 못하자 속이 탔다.

한화는 올해 외부FA에는 손을 뗐지만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15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고 오간도를 품에 안았다. 로사리오 재계약은 잃었던 것을 찾은 정도지만 오간도는 아무도 예상못한 거물급 인사의 깜짝 입단이었다. 김성근 감독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김 감독은 "잘 잡았다. 구단에서 참애를 썼다"는 말을 반복했다. 얼음장 같았던 마음도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이었다.

오간도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었다. 1m93의 장신에 최고시속 150㎞대의 빠른 볼을 주무기로 투심,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는 우완정통파다. 김성근 감독이 평소에 얘기했던 구위와 최소 4가지 구질을 보유한 선발투수다.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거의 6시즌을 소화한 무게감 있는 투수다. 주무기와 자기 관리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췄다고 봐야 한다. 역대 KBO리그 최고급 메이저리그 경력이다.

오간도는 지난해 약간 하향세였지만 활동 무대는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잣대가 달라진다. 지난해도 150km대의 빠른 볼을 뿌렸다. 아프거나 한물간 투수가 아니다. 재차 메이저리그 점프를 생각하는 투수여서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오간도가 소문대로 대단한 활약을 펼친다면 올해 한화 마운드 컬러는 확 바뀔 수 있다. 한화는 남은 한 명의 외국인 투수도 수준급으로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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