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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사실상 해를 넘기게 됐다.
레일리는 올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84⅔이닝을 던져 8승10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비록 두 자릿수 승수는 올리지 못했지만, 선발로 6이닝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2시즌 연속 보여줬다. 하지만 레일리는 만약을 대비한 보험용이지, 실제 롯데가 바라는 1선발은 따로 뽑아야 한다.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나 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처럼 에이스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투수가 롯데는 필요하다. 노에시는 170만달러, 허프는 14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다. 새롭게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 션 오설리반은 110만달러, KIA 왼손 투수 팻 딘은 90만달러, kt 위즈 돈 로치가 85만달러, 삼성 라이온즈 앤서니 레나도가 105만달러에 계약한 것을 보면 1선발감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각 구단의 투자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수준의 실력을 필요로 하는 팀들의 사정 때문에 새롭게 들어오는 투수의 경우에도 100만달러를 웃도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롯데 마운드는 내년에도 전력상 '플러스' 요인은 없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바꾸는 것 말고는 토종 자원은 올시즌 그대로다. 선발 싸움에서 지면 레이스를 버티기 어렵다고 한 조 감독으로서는 내부 자원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다행히 올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등 젊은 선발 요원들에게 기대를 걸만하다.
조 감독은 다른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들 3명에게 선발 기회를 줄 방침이다. 박세웅은 붙박이 3선발로 이미 결정이 된 상황이고, 박진형과 박시영 그리고 송승준 노경은 김원중 등 다른 선발 후보들이 내년 초 스프링캠프서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다고 보면 된다.
불펜진은 내년에도 베테랑 투수들의 어깨를 믿어야 한다. FA 계약으로 들어온 손승락과 윤길현의 활약이 관건이다. 이명우 이정민에 김유영 박한길 등 올시즌 던졌던 불펜 투수들에게도 기대를 걸어야 한다. 게다가 올해 5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한 홍성민은 경찰청에 입대했고, 이성민은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어 내년 시즌 등판이 불투명하다. 계약금 4억5000만원을 받은 고졸 루키 윤성빈도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내년 전지훈련서 조 감독과 김원형 코치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결국 선발과 불펜에 걸친 투수 육성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