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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을 뛰어넘어 역대 가장 강한 중심 타선이 구축될까.
2000년대 이후 KIA의 가장 강력한 중심 타선은 김상현과 최희섭이 동반 폭발했던 2009년이다. 당시 김상현이 36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최희섭도 33홈런을 때려내며 한국 복귀 후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당시 'CK포'라고 불렸던 두 사람의 활약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중심 타선이 동반 폭발했던 시즌은 드물었다. 이범호를 영입했던 2011년 당시, 타선 보강으로 전력 상승을 기대했으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뛴 이범호는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0.310)에 개인 최다 홈런(33) 최다 타점(108) 기록을 썼다. 나지완도 25홈런이 개인 최다고,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김주찬은 갈수록 타격에 눈을 뜬다는 평가다. 개인 최고 타율(0.346) 최다 홈런(23) 첫 100타점 돌파(101) 최다 안타(177) 등 자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유니폼을 바꿔입은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잔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어도 최형우는 지난 9시즌 동안 시즌당 110경기 이상 꾸준히 뛴 선수다. 9년 연속 3자릿수 안타, 2자릿수 홈런 행진을 이었고, 올 시즌에는 타율 0.376 195안타 31홈런 144타점으로 괴물 같은 시즌을 보냈다.
물론 중심 타선을 이룰 4명의 선수들이 모두 올 시즌처럼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성적을 낸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얼마든지 변수는 생길 수 있다. 또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4명의 선수 모두 최근 3시즌 내 자신의 평균치 정도의 활약만 해줘도, KIA는 역대 가장 강한 중심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서동욱 김주형과 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까지. 위아래에서 중심 타선을 받쳐줄 타자들이 한층 강해진 것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공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늘어난 것은 나도 기대가 된다"고 했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김기태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약체 타선으로 평가받았던 KIA의 상전벽해. 최강 타선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