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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에 김병현(37)을 볼 수 있을까.
성적에 관한한 할 말이 없다.
지난해 시즌 종료 직후 KIA 구단은 메이저리그 출신 세 선수 중 김병현만 재계약하는 걸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지역 출신 스타 선수로서의 위상, 그동안의 팀 기여도를 감안해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은퇴를 유도했다. 김기태 감독 체제에서 팀 리빌딩,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상황이다보니, 입지가 극히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병현은 이번 시즌 1군 경기에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맹장수술을 하는 바람에 충실하게 시즌을 준비하지 못했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잔부상이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기량을 찾지 못했다. 15경기에 나서 1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7.36. 지난 8월 24일 kt 위즈전에 마지막으로 나섰는데, 4⅓이닝 7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KIA 관계자는 "퓨처스리그 경기를 보니 이전보다 스피드가 1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물론, '훈련 중독자' 김병현의 성실한 자세, 야구 열정을 의심하는 이들은 없었다. 다만 구단 내부에선,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할 게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병현은 지난 5년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통산 78경기에서 11승23패5홀드,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했다. 2014년 히어로즈에서 이적해 KIA 소속으로 44경기에 나서 3승11패2홀드, 평균자책점 7.05를 찍었다.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메이저리그 강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볼 수 없었다. 김병현이 은퇴를 결정한다고 해도, 팀 기여도가 낮아 서재응, 최희섭처럼 은퇴식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