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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 1루 고수하는 시애틀, 주전 원하는 이대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11-09 10:40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대호와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풀타임 주전을 원하는 이대호는 다른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홈런을 날린 이대호. ⓒAFPBBNews = News1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의 거취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원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대호와의 재계약을 우선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MLB.com은 9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30개팀의 예상 행보와 과제 등 이번 오프시즌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시애틀의 주요 과제로 외야수와 1루수가 꼽혔다. 기사를 쓴 그렉 존스 기자는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또다른 방식의 바쁜 오프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FA 시장보다는 트레이드 시장을 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내다본 뒤 '그래도 코너 외야수, 우타 1루수 요원, 불펜투수 쪽으로는 FA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존스 기자는 외부 영입을 할 경우 '왼손 불펜은 제리 블레빈스, 브렛 세실, J. P. 하웰 등이 영입 가능하고, 우타 1루수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티브 피어스가 좋은 후보'라고 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왼손 타자 애덤 린드와 함께 플래툰 방식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상대팀이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낼 경우 이대호가 선발 출전의 기회를 가졌다. 린드와 이대호 모두 이번에 FA로 풀렸다. 그러나 시애틀은 린드는 포기하고 이대호와 재계약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존스 기자는 '시애틀은 좌타 1루수로 유망주 다니엘 보겔백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시애틀의 좌타 1루수로 뛸 예정이기 때문에 린드는 시애틀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시애틀은 이대호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대호가 아니더라도 시애틀은 FA 시장에서 우타 1루수를 반드시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지역 언론들은 이미 시애틀이 이대호와의 재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애틀이 이대호와의 재계약을 우선 순위로 삼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대호가 이를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귀국 인터뷰에서 "어느 무대이든 게임을 뛰어야 한다. 게임 못뛰고 앉아있으니 한스러웠다. 경기 출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선발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나타낸 셈이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이후 풀타임을 뛰기 시작한 2004년 이후 단 한번도 선발 자리에서 물러난 적이 없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도 주전 1루수로 활약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3리,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만일 풀타임을 출전했다면 30홈런, 100타점을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그만큼 불규칙한 환경 속에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고 봐야 한다.

시애틀은 1루수 플래툰 시스템을 내년에도 유지할 계획이고, 이대호는 풀타임 주전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양자간 재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대호에 대해서는 지바 롯데도 영입 후보 리스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LB 네트워크는 이날 '시애틀이 FA 1루수 마이크 나폴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4홈런, 101타점을 올린 강타자 나폴리가 시애틀에 합류한다면 보겔백이 백업이 된다는 의미다. 이대호와의 재계약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나폴리 영입을 통해 플래툰 방식을 버리고 그에게 1루수를 맡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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