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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KBO 포스트시즌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이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2루 LG 박용택의 안타 때 2루주자 김용의가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된 후 환호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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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광산 김(金)씨입니다. LG 트윈스 김용의도 같은 광산 김씨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같은 성을 만나도 반가운데 같은 종씨라고 하면 얼마나 더 반갑겠습니까. 그래서 김용의의 활약이 조금은 더 반가운 오늘이네요.
2014년 2월 LG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 취재를 갔습니다. 당시 LG에는 두산 베어스의 간판투수이던 김선우(현 MBC스포츠+ 해설위원)가 팀을 옮겨 화제가 됐을 시기입니다. 저도 당연히 김선우를 인터뷰 하고 싶었죠. 그런데 많은 관심이 부담이 됐는지 당시 김선우는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제가 낯설기도 했겠죠. 인터뷰가 끝난 후, 조금 편한 분위기 속에 얘기를 이어갔는데 김선우가 제 이름을 보더니 한 마디 던지더군요. "김 기자는 어디 김씨입니까." 저는 답했습니다. "광산 김씨입니다." 그러자 김선우의 표정이 밝아지며 제 손을 꽉 잡더군요. 자신도 광산 김씨라며 인터뷰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저를 편하게 대해줬습니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한 선수를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깡 마른, 멀대같은 선수 1명이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김용의였습니다. 김선우는 김용의를 향해 "우리 가족이다. 인사해라"라고 했습니다. 김용의 뿐 아니라 투수 김선규도 소환됐습니다. 그렇게 오키나와에서 광산 김씨 미니 종친회가 열렸습니다. 따져보니 '용'자 돌림의 저와 김용의는 정말 가까운 사이, 그리고 김선우-김선규 '선'자 돌림은 저희의 손자뻘이라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이후 김용의를 만날 때마다 "광산 김씨의 자랑으로 우뚝 서라"고 장난 섞인 응원을 했습니다. 김용의도 저를 친형처럼 잘 따랐습니다. 주전과 백업의 경계에서 수년 동안 고생하던 김용의가 올시즌 후반기부터 확실한 리드오프로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며 '포스트시즌에서 사고 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진짜 사고를 쳤습니다. 1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3안타 2타점 3득점 맹활약한 김용의를 위한 경기였습니다.
사실, 하루 전 미디어데이에 LG를 대표해 참가했다는 자체만으로 광산 김씨의 명예를 드높였습니다. 간판 선수가 아니면 절대 설 수 없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되겠죠. 진짜 간판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김용의는 "내년에는 좌완 선발이 나와도 선발로 나갈 수 있는 1번타자가 되기 위해, 돌아올 비시즌 모든 힘을 쏟아보겠다"고 말합니다. 최고 인기팀 부동의 1번타자가 된다면 진짜 스타가 되는 일입니다.
사실 얼굴도 잘생기지는 않았고, 키는 크지만 너무 말라 솔직히 외모는 크게 볼품이 없습니다. 야구하는 폼도 멋 없습니다. 뭘 해도 어색한 스타일. 참, 스타가 되기는 힘든 유형인데 본인은 스타가 되고 싶은 꿈을 늘 꿉니다. 결국 야구를 정말 잘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김용의여, 그대가 늘 얘기하는 배짱, 정신력, 투지로 광신 김씨의 영원한 자랑이 되어라.'
고척돔=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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