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양상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2사 3루 상황을 2사 1루로 되돌렸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양상문 감독이 이 상황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유강남은 삼진이고, 3루까지 간 양석환이 1루로 돌아와야 했다. 유강남이 헛스윙을 하는 과정에, 그의 발등에 공이 맞고 포수 뒤로 흘렀다. 만약, 헛스윙만 하고 공이 몸에 맞지 않았다면 주자가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인플레이 상황이기 때문. 그러나 선수의 몸에 맞으면 볼 데드 상황이 되기에 규정상 주자가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만약, SK쪽에서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양석환은 그대로 3루에 살아있을 수 있었다.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았다면 2사 3루가 됐을 상황인데, 괜한 판독 신청으로 2사 1루가 돼 의아함이 생길 수 있었다. 주자가 1루에 있고, 3루에 있고는 득점 확률에 있어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는 양 감독의 실수가 아니었다. 의도된 판독 신청이었다. 양 감독은 이 장면에서 파울이 아니냐는 판독 신청을 했다. 이게 파울이 돼야 1사 1루 상황에서 유강남이 다시 공격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 김광현의 구위가 워낙 좋은 가운데, 유강남이 삼진 처리되면 2사 상황서 주자가 어디에 있든 2점차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장타력이 있는 유강남이 어떻게라도 공격 기회를 더 갖는게 LG에는 유리할 수 있었다. 단, 공이 땅에 아닌 유강남의 스파이크에 맞으며 양 감독을 헷갈리게 한 부분은 있다. 그 소리가 흡사 공이 배트에 맞는 소리처럼 덕아웃에서 들린 것. 그라운드에 있던 상대 투-포수들도 이 상황을 눈으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가운데, 덕아웃에 있는 감독들이 이를 정확히 캐치하기는 힘든 부분이었다. 양 감독 뿐 아니라 SK 김용희 감독 역시 등을 돌리고 서있는 유강남을 보며, 그의 발등에 공이 맞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